처마 밑 이야기
'처마 밑 이야기'
(서울이주노동자)센터와 함께 했던 분들의 소식을 종종 전해 듣고는 합니다. 쉼터에 머물렀던 이집트 난민 친구가 첫 월급을 탔다는 이야기,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고, 베트남 본국으로 돌아가 새로 살 집을 지었다는 흐뭇해지는 소식들이 있습니다.
지난주는 한 통의 편지로 함께했던 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울국립의료원에서 온 편지였습니다. 봉투 위에 저희 주소와 지난해 쉼터에 머물렀던 분의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이주민·난민이 쉼터에 머물게 되면, 여러 이유로 출입국사무소에 가서 저희 쉼터를 주소지 등록을 하게 됩니다. 받은 편지 주인인 중국 동포분은 지난해 노숙을 하다 쉼터를 찾았고, 다시 사회로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다 직장을 구하여 떠났던 분입니다.
편지에 본인 외 개봉금지란 문구가 붙었지만, 내용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국립의료원과 같은 정부 운영 병원으로부터 이러한 쉼터 입소 문의가 오곤 합니다. 노숙을 하시다가 상해나 질병을 입고 응급실을 통해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퇴원해야 하는 환자들이 갈 곳을 찾기 위함입니다. 전화로, 편지 주인인 중국 동포분의 상황을 물으니, 지난달 응급차로 병원에 오셔서 이틀간 치료를 받았고, 이에 대한 치료비 청구를 위해 편지를 보냈다 합니다.
중국 동포분이 "이러한 쉼터가 있어서 길에서 자지 않아도 되었다"라고 하시며 "감사는 하지만, 열심히 일해서 다시는 쉼터에 오지 않겠다"는 말씀을 기억합니다. 첫 월급을 받으시고, 센터에 들르셔서 사주셨던 국밥도 잊지 못합니다. 함께 식사 후, "핸드폰을 만들러 가겠다. 이후 연락하겠다" 란 말씀 이후에 소식이 없길래 잘 계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왜 다시 길거리로 돌아가셨나 묻고 싶지 않습니다.
왜 다시 쉼터로 오시지 못하셨을까가 고민되고 가슴 아프더군요.며칠 후, 공개롭게도 적십자 측으로부터 인도 출신 외국인 노숙자 입소 문의를 받았습니다. 전해주시는 말씀대로면, 이 분은 알코올 문제를 가지셔서 쉼터에 머무시기가 힘드실 상태였습니다. 오시게 되면 쉼터에선 술은 마시면 안 되신다 등 여러 사항을 알렸고, 그래도 괜찮으시면 인터뷰를 하자 했습니다. 그날, 1시 즈음에 만날 것이라 기대했는데, 7시가 되어 술에 만취된 상태로 쉼터에 오셨습니다. 인터뷰를 오는 길이 그리 힘들어서 술을 드셨을까요? 술 때문에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그분은 쉼터보단 병원을 필요로 하셨습니다. 다른 쉼터 입소자들과 함께 지내야 하기에 알코올 문제나 폭력 성향을 가지신 분들을 모시기는 불가합니다.
이분들은 저희보단 병원이나 노숙인 시설 등의 전문적인 시설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다시 사회로 나가고 싶다는 의지와 의사 없이는 저희와 함께 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노숙을 하다 쉼터를 찾은 분들 중 쉼터에서 지내다 자유롭게 지내고 싶다며 쉼터를 떠나는 분들이 계십니다. 서울에 국립의료원이나 파출소, 그리고 동사무소 등을 단골이 될 정도로 들르는 외국인 노숙자분들이 수십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외국인이라 노숙 시설에 머무실 수 없는 분들이 갈 곳은 다시 길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퇴원 한 인도 분은 저희 쉼터가 해결 할 수 없는 음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셔서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반복되는 외국인 노숙자 문제에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쉴 수 있는 곳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제쳐두고 가슴 아파만 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제도의 테두리, 제일 밖에 계신 이분들을 기억하며 후원자, 지지자 여러분도 함께 두 손 모아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작으나마 저희 센터도 이분들을 위해 한걸음씩 준비하겠습니다.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가 발행하는 나란히 섬 10호에서 발췌(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는 이주노동자와 함께 서기 위해 1997년 9월 2일 창립된 비영리 민간단체이다) 글씨/ ‘이들이 쉴 수 있는 곳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제쳐두고 가슴 아파만 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작으나마 저희 센터도 이분들을 위해 한걸음씩 준비하겠습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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