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의 직업’ 대한민국 국회의원
기자수첩/ ‘신의 직업’ 대한민국 국회의원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에게 지급하는 월급을 ‘세비(歲費)’라고 한다. 국어사전에서 ‘세비’를 찾아보니 ‘국회의원이 매월 지급받는 수당 및 활동비’라고 기록되어 있다. 무슨 일이나 관직에 종사하는 대가를 보통 '봉급(俸給)' '급여(給與)' '월급(月給)' '연봉(年俸)' '임금(賃金)' '상여(賞與)' '수당(手當)' '보수(報酬)' '급료(給料)'라고 한다. 좀 오래된 단어로는 '녹봉(祿俸)' '봉록(俸祿)' '월봉(月俸)' '연급(年給)' 등이 있다. 그런데 왜 국회의원의 수당과 활동비를 굳이 ‘세비’라 할까?
불행하게도 ‘세비’는 일제의 잔재다. 아무튼 ‘세비’에 대해서 길게 논하고 싶지는 않다. 이번 호 기자수첩에서는 한 달 세비로 1천149만6천820원을 받으면서 무노동으로 일관하는 뻔뻔한 국회의원들을 탓하고자 한다.
요즘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차장은 텅 비어 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버리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주장을 하면서 연일 국회 밖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에게 지급되는 국민들의 혈세는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자.
국회사무처가 발간한 '제20대 국회 종합안내서'에 따르면 국회의원 1명에게 지급되는 연봉은 상여금을 포함해 1억3천796만1천920원(월평균 1천149만6천820원)이다. 여기에 의정활동 경비로 지급되는 금액은 연간 9천251만8천690원(월평균 770만9천870원)이며 또한 사무실 운영비(월 50만원), 차량 유지비(월 35만8천원), 차량 유류대(월 110만원), 정책홍보물 유인비 및 정책자료발간비(한해 최대 1천300만원)와 공무수행 출장비, 입법 및 정책 개발비, 의원실 사무용품 비용 등이 있으며 의원 1명은 보좌직원으로 4급 상당 보좌관 2명, 5급 상당 비서관 2명, 6·7·9급 상당 비서 각 1명 등 총 7명을 채용할 수 있고, 국회 인턴은 2명씩 채용할 수 있다. 보좌직원의 1년 보수는 4급 7천750만9천960원, 5급 6천805만5천840원, 6급 4천721만7천440원, 7급 4천75만9천960원, 9급 3천140만5천800원, 인턴 1천761만7천원 등이다.
이처럼 국회의원 수령액과 보좌직원들의 보수를 합하면 의원 1명당 연간 지급액은 최소 6억7천600여 만원으로 추산된다.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국회 경내에 있는 내과, 치과, 임상병리실, 한방진료실 등에서 사실상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예식장과 체력장, 테니스장 등도 무료로 혹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정말 우리나라에서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은 신의 직업인 것 같다. 이와 관련 경기도의 초선의원 한 명은 모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에서 약속이 있는 날을 빼고는 지역에 계속 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지역에만 있다. 내년 총선과 우리 당의 정책에 따라 하고 싶은 일들을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라며 답답한 식물 국회의 현실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어느 시민단체는 “국회의원들의 연봉 수준이 높은데도 국회 파행 등으로 실제 일하는 시간이 적으니 연봉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이어 “국회의원의 연봉·보좌진 규모 등을 결정하는 독립기구 설치에 대한 논의를 진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회의원 세비는 OECD상위권이지만 경쟁력은 꼴찌라고 한다.
농담 같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회의원들은 거짓말을 하도 잘 하는 것으로 유명해서, 전 세계 모든 사람 중 최고로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을 뽑는 ‘세계 거짓말 대회’에서는 변호사와 함께 국회의원은 출전이 금지된 직종이라고 한다. 국회의원들이 받는 세비는 우리 국민들의 혈세로 지급된다. 매달 20일이면 놀던지 뭘 하던지 상관없이 영감님(?) 통장으로 꼬박꼬박 입금된다. 우리 같은 서민 입장에서 보면 그들에게 지급되는 돈은 너무너무 많고 아깝기만 하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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