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원 컬럼/ 나의 이웃은 누구인가?
서기원 컬럼/ 나의 이웃은 누구인가?
우리나라 속담에는 삶의 지혜와 인간관계에 지표가 되는 말이 많이 있다. 그 중에 이웃과의 관계에 관한 속담 ‘이웃이 사촌이다’ 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이웃과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았다. 때로는 이웃 간의 다툼도 생기고 질투도 있었다. 그래서 생긴 속담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도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웃과는 잘 지내려고 애를 쓴다.
우리나라 사회는 도시화되고 주거환경이 아파트화 되다보니 한 아파트에 살면서 이웃이 없는 주거환경이 된 것이다. 얼마 전 전주에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방화를 하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을 살해하는 끔직한 사건이 있었다. 이웃이 사라진 우리사회가 되었으니 한번 생각해보면 정말 이웃이 누구인가? 생각하게 된다. 각박한 사회라고 하지만 참 좋은 이웃도 많이 있다. 힘들고 어려웠을 때 도와주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어두운 사회이지만 밝게 사는 힘이 생긴다. 나에게도 좋은 이웃이 많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잊을 수 없는 이웃이었다.
예수는 이웃을 도울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태복음 6장3절)하셨으며 도움만 받으려 하지 말고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7장 12절)‘고 하셨다. 이렇게 하는 것이 ‘이웃’이라고 했다. 이 말씀을 황금률이라고 한다. 이웃은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살고 있는 사람이 다 이웃이 될 수 있다. 또한 진정한 나의 이웃은 한 마을 한 아파트에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데 내 생명에 도움을 주는 사람, 생활공간에 있는 사물, 모든 생명체가 다 이웃이다.
맑은 공기, 마시는 물, 푸른 자연에 피는 꽃이 다 나의 이웃이다. 아름다운 세상 모두가 자연인 것이다. 그래서 예수는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마태복음 22장 39절)’라고 말했다. 내 생명이 존재하는 삶의 아름다운 자연을 내 자신같이 사랑하라고 한 것이다.
지난 2019년 4월 27일은 남북이 판문점 선언한지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갈이 우리민족이 가야할 길이 아닌가? 우리나라는 500년 동안 한 민족으로 살다가 1945년 해방이 되면서 남북이 분단되는 씻을 수 없는 비극의 운명의 날을 살고 있다.
이제는 서로를 이해하고 분단의 장벽을 넘어 함께 손을 잡고 언어와 문화의 벽 없는 통일 ‘손에 손 잡고’ 동무생각에 노랫말처럼 ‘내 동무야 네가 내개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를 함께 부를 수 있는 날이 오면 갈라진 북녘 땅이 나의 이웃이 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이 나의 이웃이 되어 주기만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좋은 이웃이 될 수는 없을까, 이런 생각을 우리 모두 한 번 깊이 해 보았으면 좋겠다.
글/ 서 기 원(의정부의료원 원목,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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