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리안 인베이전”
방탄소년단
기자수첩 “코리안 인베이전”
백범(白凡) 김구(金九1876~1949) 선생의 자서전 ‘백범일지’는 그가 65세였던 1941년 망명지 중국에서 완성되었다. 그는 다음과 같은 글로 이 책을 시작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경제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원인은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이러한 백범의 꿈이 지금 이루어지고 있다.
1964년 2월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기록한 비틀스가 본격적인 미국 활동을 위해 미국 존 F 케네디공항에 내렸을 때 미국의 언론들은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영국의 침공)”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를 했었다. 비틀스를 앞세운 영국 음악에 놀라움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당시 미국 외의 외국 음악이 미국 차트에서 그렇게 성공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55년의 세월이 흘러 지금 미국의 언론들은 “코리안 인베이전(Korean Invasion)”이라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바로 `21세기 비틀스`로 불리는 방탄소년단(BTS)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6월 데뷔한 7인조 보이그룹으로 방시혁이 프로듀싱해 탄생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첫 남자아이돌 그룹이다. 공식 영문표기는 BTS이며 총알을 막아낸다는 뜻의 '방탄'은 10대, 20대가 겪는 힘든 일과 편견을 막아내고 자신들의 음악적 가치를 당당히 지켜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른 가수들의 가사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에 전 세계 젊은이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이들은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공연했던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이틀 동안 12만 관객을 열광시켰다. 그동안 세계 음악계 변방이었던 한국 출신의 아이돌 그룹이 팝의 본고장 영국의 심장에서 21세기 비틀스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은 공연을 펼친 것이다.
BTS는 마치 우리나라의 고척돔이나 잠실경기장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한국어로 공연했으며 유럽 전역에서 몰려든 팬들은 BTS 멤버들의 이름을 한글로 쓴 피켓을 들고 환호하고, 한국어 가사를 조금도 틀리지 않고 따라 불렀는데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백범의 소원대로 지금 전 세계는 이른바 ‘한류’라고 불리는 문화 콘텐츠에 푹 빠져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류 총 수출액은 2014년 69억2000만달러(약 8조2400억원)에서 2018년에는 94억8000만달러(약 11조3000억원)로 늘었으며 앞으로 이런 수출은 계속해서 발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으로 문화의 힘은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대목이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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