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징어 게임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길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이 글은 백범 김구 선생의 자서전 ‘백범일지’의 '나의 소원' 중 일부분이다.
김구 선생이 왜 이렇게 문화의 힘을 강조했을까? 김구 선생은 아무리 높은 경제력, 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문화의 힘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몇십 년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0여 년 전부터 아시아에서 불기 시작한 이른바 ‘한류’는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문화가 되었다. 처음에는 가요로 그 바람이 시작 되었지만 이제는 드라마, 영화, 패션, 음식 등등 여러 장르를 가리지 않고 퍼져나가고 있다.
딱지치기, 제기차기, 달고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등 우리가 유년기에 즐겼던 놀이문화가 이제는 전 세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문화가 되었다. 그것도 남녀노소 모두 즐기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바로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은 대한민국의 액션, 서스펜스 드라마이다. 황동혁 감독이 연출했으며 내용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총 6개의 게임을 통과하고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한 죽음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다.
참고로 넷플릭스란 ‘인터넷(NET)’과 영화를 뜻하는 ‘플릭스(Flicks)’의 합성어로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유통한다'는 의미가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반 TV 서비스 사업자로 2015년 기준 세계 50여 개 국가에 진출했으며 가입자는 6,500만여 명에 이른다. 2016년부터 한국을 포함한 130개 국가에 진출을 선언했고 한국에서는 2016년 1월부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과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사랑받고 있는데 이러한 한류의 힘은 비단 드라마 한 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장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를 시청한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이 드라마의 내용을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우리 말과 글에 푹 빠져있다고 한다.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24세 여성 카타리나 코스타 씨는 현지의 한 인터뷰에서 “2년 전 제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한국어가 서구사회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고 사람들은 제가 한국어를 배운다고 말하면 매료됩니다”라며 ‘오징어 게임’ 열풍으로 우리 말과 글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고 밝혔다.
지금 우리나라는 문화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한류라는 문화가 전 세계를 상대로 끝을 모르고 뻗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잘 만든 잘 만들어진 문화 산업 하나는 여러 분야에 걸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국가 브랜드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는 어떤 실체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시공을 뛰어넘어 존재하며 그 힘은 위대하다. 이런 사실에 대해 우리나라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공을 들여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콘텐츠 개발을 통해 한류라는 문화를 더욱 성장시켜야 하며, 그래서 우리는 김구 선생의 혜안(慧眼)에 대해 무안한 존경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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