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평가는 있어도 비판가, 비난가, 비방가는 없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수상은 “미술 심사위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화가여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나는 한 번도 달걀을 낳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달걀이 상한 것인지 싱싱한 것인지는 가려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 서울과 부산의 시장 보궐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지금 서울과 부산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난리다. 그러잖아도 코로나19 때문에 온 국민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데 보궐선거 시장 후보들의 기(氣) 싸움마저 도를 넘어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처칠의 말처럼 정치인들은 지금 우리 국민들의 마인드를 아직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정치를 안 했다고 정치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도를 지나친 지금 정치인들의 행태가 지겨워서 슬쩍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각 후보들은 상대를 이겨야하는 선거판이지만 지킬 것은 지켜야한다. 먼저 상대 후보를 비난(非難)하지 말자. 비난은 다른 사람의 흠이나 잘못을 들추어 사실보다 부풀려 나쁘게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비방(誹謗)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비방은 남을 비웃고 헐뜯어서 말하는 저급한 행동이다. 비판(批判)도 삼가야 한다. 비판의 사전적 정의는 ‘현상이나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함’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나 지금 각 당의 후보들이 상대방 후보에게 이렇게 좋은(?)비판을 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비평(批評)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물의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 따위를 분석하여 가치를 논하는 말이다. 우리 사회에는 비평가들이 많다. 각 분야별로 비평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로서 모두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그들이 하는 일은 작품이나 계획에 대해서 그 가치를 분석하고 판단하고 비판할 거리가 있다면 이에 대해 비평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정치, 경제, 예술, 스포츠, 종교 등등 여러 분야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는데 그 의미가 있다. 그렇다고 비평가는 절대 비판만하는 사람이 아니다. 비판이 아니라 비평을 하는 것이다. 평론이나 비평을 통해 그 장르의 내력, 가치, 좋은 점과 나쁜 점, 앞으로의 전망 등을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평가는 있어도 비판가, 비난가, 비방가는 없는 것이다.
이번에 치러지는 보궐선거는 960만 서울시민과 340만 부산시민까지 우리나라 인구 4분의 1이 참가하는 대규모의 재보궐 선거가 되면서, 2022년에 있을 20대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게 되어 선거의 중요성이 급상승했고,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임해야 할 상황이 되었기에 서로가 더없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상대방 후보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비난, 비판, 비방은 삼가고 건강하고 건전한 비평으로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래도 계속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그들은 비겁(卑怯)하고 비열(卑劣)한 사람들일 것이다. 비겁의 뜻은 ‘비열하고 겁이 많다’이며 비열은 ‘사람이 하는 짓이나 성품이 천하고 졸렬함“이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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