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선생이 강경대 열사 1주년 추모식(1992년)에서 강연하는 모습(민족사진연구회 발췌)
기자수첩/ 나이가 이즘(ism)이다
나이가 이즘(ism 체계화된 이론이나 학설)이라고 한다. 의술과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단순히 나이의 숫자를 늘려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데 더 큰 관심이 주어진다.
여기에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고,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 활기차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그래서 잘 나이 먹는 10계명을 발표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1.걱정을 줄여라 2.다양한 색상의 음식을 먹어라 3.사람들과 자주 연락해라 4.건강 검진을 받아라 5.더 많이 움직여라 6.많이 읽어라 7.웃고 노래를 불러라 8.관리를 잘하라 9.적극적으로 나서라 10.잠은 밤에만 자라. 다 옳은 말들이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사실은 자신의 나이에 맞는 이즘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자답해봐야 할 것이다. 가감지인(可堪之人) 즉 ‘맡은 일을 넉넉히 감당할 만한 사람’이라는 뜻의 사자성어가 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재능 역량 장, 단점은 다르고 차이가 난다.
그 차이를 정확히 평가하는 일은 어렵고도 중요하다. 그래서 가감지인이라는 말의 뜻이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남들로 부터 “이 일에 있어 가감지인은 누구일까?” “나는 이 일에 있어서 가감지인일까?”라는 말을 들었을 때 당당히 나서는 사람이 되어보자는 것이다.
미국의 시인 샘 레벤슨 Sam Levenson(1911-1980)은 ‘세월이 일러주는 아름다움의 비결’이라는 시에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아름다워야 된다며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매력적인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하게 말하십시오/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십시오/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배고픈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십시오/
아름다운 머릿결을 원한다면/ 하루에 한 번 어린아이에게/
그대의 머리칼을 어루만지도록 하십시오/ 아름다운 자태를 가지고 싶으면/
그대가 결코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며 걸으십시오<중략>
그대에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 당신의 팔 끝에 손이 달려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그대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당신은 두 개의 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한 손은 그대 자신을 도와주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한 손입니다
지난 2월 18일 세상을 떠난 백기완 (1932~2021)선생은 우리나라의 시문학가 겸 소설가이고 시민사회운동가, 통일운동가, 정치인이자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1964년 한일회담 반대운동에 참여한 이래 반독재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 노동운동 등에 참여하였다. ‘장산곶매 이야기’ ‘우리 겨레 위대한 이야기’ 등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나이에 맞는 이즘을 가지고 있었으며 가감지인 즉 ‘맡은 일을 넉넉히 감당할 만한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세월이 일러주는 아름다움의 비결’처럼 남들에게 베풀면서 자신의 멋과 맛을 풍겼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면서 선생과의 영원한 이별을 슬퍼하고 있는 것이다. 현성주 기자
‘세월이 일러주는 아름다움의 비결’처럼 남들에게 베풀면서 자신의 멋과 맛을 풍긴 백기완,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면서 선생과의 영원한 이별을 슬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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