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항체검사 발표에 드러난 문제점과 대구 항체검사
코로나19 긴급진단(3)
질병관리청 항체검사 발표에 드러난 문제점과 대구 항체검사
방역 당국은 7월 9일, 코로나19 국민 항체 형성률이 0.03%라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4월 이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모아진 1555명분과 서울 서남권, 구로, 양천, 관악 등 5개 병원을 찾은 환자 1500명 분의 혈청 등 총 3055건 가운데 한 건에서 항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항체 보유자가 아예 없었고, 서울 서남권 병원에서 확보된 딱 한 명의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온 흔적에 해당하는 ‘중화항체’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를 5100만명 으로 볼 때 0.03%는 국민 가운데 대략 1만 5300명 정도가 감염된 적이 있다는 뜻이다.
<정부, 조사 설계에 심각한 결함>
우리 사회의 실제 코로나19 항체 형성률을 알아보려면 몇 가지 점이 충족돼야 한다. 성(性), 연령, 지역 등 조사 대상자의 대표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어느 특정 지역이 많거나 특정 연령대가 많으면 안 된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대상자와 서울 서남권 병원을 찾은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대표성이 없다. 또 표본수도 충분해야 한다. 항체 형성률이 20~30% 등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될 때는 표본수가 1000개나 2000개면 충분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항체 형성률이 0.03%정도로 매우 낮을 때는 적어도 수만 내지 수십만 명이 되어야 표본에서 오는 오차를 낮출 수 있다.
<2차 항체검사 결과도 문제>
이번 2차 조사 때는 7월 발표된 1차 조사결과에서 제외됐던 대구, 세종, 대전 등을 포함한 전국 단위 항체 양성률이 집계했다. 지역별로는 경기권에서 424건(29.4%)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239건(16.6%), 대구 145건(10.1%), 대전 104건(7.2%), 세종 52건(3.6%) 등이다. 1440명중 1명이면 0.069%로 우리나라 인구 5178만명 중 3만 6천명에 해당한다. 만일 2명이었다면 2배인 7만 2천명이 된다. 표본이 1440명이라 1명이냐 2명이냐에 큰 차이가 나게 된다. 16일 기준 확진자가 2만 2657명인데 1만 3천명이상 차이가 생긴다. 숨어있는 감염자인 것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198명 대상 혈청 검사 결과>
5월 25일부터 6월 5일까지 대구가톨릭대병원을 찾은 환자 103명과 보호자 95명 등 총 198명을 대상으로 실시, 15명 양성, 항체 형성률은 7.6%, 대구 지역 인구 243만명으로 볼때 대구 지역에서 코로나19 항체를 가진 사람 18만 5,290명으로 추정한다.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 지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형성률이 7.6%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월 21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만3,816명이며 이중 50.2%인 6,936명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21일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5일까지 대구가톨릭대병원을 찾은 환자 103명과 보호자 95명 등 총 1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역글로블린 G(IgG) 혈청 검사 결과가 게재됐다.
혈청 검사는 코로나19 항체 보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조사 대상인 198명은 모두 코로나19로 진단된 적이 없으며 발열이나 기침 등 관련 증상도 없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연구진이 외래진료실을 방문한 198명에 대한 혈청 검사를 실시한 결과, 15명이 양성으로 나왔다. 즉, 항체 형성률은 7.6%였다. 항체가 발견된 15명 중 가족이나 친구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는 사람은 1명뿐이었으며 13명은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
이를 근거로 대구 지역에서 코로나19 항체를 가진 사람은 18만 5,290명으로 추정됐다. 이는 코로나19로 진단된 사례보다 27배 정도 많은 수치다. 전국적으로 2만 265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니 27배면 50~60만명 정도 항체보유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2월말 코로나19 확산 정점을 보인 대구에서 혈청 유병률(항체 형성률)은 7.6%였다.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 혈청 양성률 데이터는 집단 면역과는 거리가 멀다”며 “이번 연구는 대구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실제 사례는 PCR로 확인된 사례를 크게 상회한다는 것을 시사 한다”고 말했다.
글/ 배용석 의학전문기자
(서울대 졸, 서울삼성병원내분비내과 연구원, 스마트푸드DM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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