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식 나들이 '김밥'
우리 음식 나들이 '김밥'
5월은 어린이날이 있으며 봄 소풍 가는 달이기도 하다. 소풍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김밥이다. 지금이야 어머니가 김밥가게에서 사주는 김밥을 가지고 소풍을 간다고 하는데 60~80 때까지는 집에서 어머니가 싸준 김밥 도시락을 배낭에 넣고 떠난 그 추억이 너무 아련하고 정겨웠다. 김밥에 대해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서로 원조라고 하는데 이것은 틀린 말이나.
먼저 김에 대해 알아보자. '삼국유사'를 보면 신라시대부터 '김'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본초강목'을 보면 신라의 깊은 바다 속에서 김을 채취하는데 허리에 새끼줄을 묶고 깊은 바다 속에 들어가 따온다는 기록도 있다. 이런 기록들을 보면 김을 식용으로 사용한 것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앞서있으며 밥을 김에 싸먹는 고유문화 또한 오래전부터 존재했었다.
조선 후기 문인이며 학자였던 홍석모(洪錫謨1781년~1850년)가 1849년에 완성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는 연중행사와 풍속들을 정리하고 설명한 세시풍속집으로 1년간의 세시풍속들을 월별로 정리한 필사본이다. 이 책을 보면 복쌈과 김쌈이라는 음식이 나오는데 정월 대보름날 복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로 김이나 취나물에 밥을 싸서 먹는 풍속이다. 우리나라에서 쌈은 맛도 맛이려니와 복을 싸서 먹는다는 관념이 곁들여져서 우리 겨레의 상징적인 음식의 하나가 되었다. 이런 연유로 김밥이 생긴 것이다.
밥에 여러 가지 고명을 넣고 김으로 말아 싼 음식이 김밥이다. 특히 김밥은 간편하게 휴대하면서 먹을 수 있고, 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나들이용 도시락으로 인기 있는 음식인데 지금은 외국인들도 굉장히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다. 프랑스김밥 캘리포니아김밥 등 신세대들의 이국취향을 파고든 김밥 종류들이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어머니가 단무지, 유부, 시금치, 게맛살 등 여러 고명으로 만들어 준 김밥이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매우 유명한 충무김밥은 1960년대 경남 통영에서 노점을 하던 할머니들이 갑오징어를 양념에 절여서 김밥으로 만들어 뱃머리에서 팔았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어부들이 고기를 잡으러 나갈 때 보통김밥을 가지고 나가는데 유난히도 햇살이 뜨거운 통영 앞바다에서는 김밥이 쉽게 쉬게 되어 밥과 반찬을 분리하여 배를 타기 시작한 것이 유래이며 이 맛이 알려지자 시장 할머니들이 충무김밥이라 팔기 시작했고 특히 갑오징어 무침과 통영 멸치젓으로 담근 무김치는 맨 쌀로 만든 김밥과 함께 입맛을 돋우는데 최고였다.
그 당시 인근 섬에서 통영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던 뱃머리에는 광주리에 충무김밥을 담아서 파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많았다. 아무튼 1981년 여의도 광장에서 개최된 ‘국풍 80’이라는 행사에 뚱보할매(이두익씨)가 충무김밥을 광주리에 담아서 이 행사에 참가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풍 80’은 1981년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5일간 여의도 광장에서 개최한 문화행사로 민속제, 전통예술제, 젊은이 가요제, 연극제, 학술제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었다. 60~7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닌 세대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소풍하면 떠오르는 3가지를. 바로 김밥, 삶은 계란 그리고 시원한 사이다. 김밥은 우리들에게는 언제나 소풍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글/ 하창임 교사(청룡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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