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이후…최전방 경기도 안보 더더욱 ‘촘촘히’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3일 연천군에 있는 25사단 전망대를 방문해 군 관계자들과 부대를 살펴보고 있다.
망양보뢰(亡羊補牢). 양 잃고 우리를 고친다는 뜻이다. 중국 전한(前漢) 때 전국책(戰國策)에 나온 고사다. 우리 속담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와 닮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의미로 통한다. 일을 그르친 뒤에는 뉘우쳐도 이미 소용없다는 부정적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다르다. 긍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이미 양을 잃었더라도 우리는 고쳐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실패나 실수를 했더라도 빨리 뉘우치고 수습하면 늦지 않다는 말이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국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와 더불어 북한과 맞대고 있는 경기도가 안보태세 점검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최근 남·북한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도내 안보태세를 꼼꼼히 점검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행보가 분주하다. 대한민국 최전방 접경지인 경기도에서 혈전(血戰)이 발생할 소지가 다분할뿐더러 도의 안보에 구멍이 생기면 대한민국 전체 안보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더욱이 북한의 경기도 포격 위협이 언론에 보도된 터다.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일인 23일 김 지사는 청내 마련된 재난안전대책본부 내 통합방위상황실에서 최홍철 행정1부지사, 최진세, 홍강표 경기도 안보자문관, 국정원 경기지부, 수도군단,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 등과 사태를 주시하며 도내 주요시설에 대한 점검 강화를 지시했다. 특히 김 지사는 이날 북의 공격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경기도는 위기대응 태세의 문제점을 짚어 개선책을 내놨다.
어떠한 무력 도발에도 도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도의 입장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먼저 연평도 포격처럼 국지전 안보분야 비상사태 발생 시에 대비한 자체 위기대응 매뉴얼을 마련키로 했다. 현재 국가 위기관리 기본지침에 따르면 적의 대침투 경계태세는 3단계 매뉴얼로 짜여져 있으나, 국지전 안보분야에 대한 매뉴얼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경기도는 국지적 안보분야 비상사태 발생에 대비해 공무원 비상근무체제 유지와 민방위 동원 준비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재민 발생 시 해당 시·군의 보유차량으로 이들을 수송하고 급식시설이 설치된 학교·연수원에 수용해 담요, 생필품을 지원하며, 최단거리에 있는 도립병원, 종합병원, 보건소의 협조로 수용시설에 의사와 간호사를 배치하는 등의 이재민 구호대책도 세우기로 했다. 한편, 도는 3일 안보정책자문단과 경기도 실·국장, 경기개발연구원 민·군정책팀이 참석한 가운데 안보정책자문단회의를 열고 비상사태 발생 시 점검할 6대 분야로 의(衣), 식(食), 주(住), 통(通), 병(病), 화(火)를 선정했다.
아울러 대피시설 안에 비상식량과 방한복, 임시수용시설을 마련하고, 비상상황실, 현장 응급의료소, 119 대응체계, 방독면 수급현황 등 각 분야별로 대비태세를 점검한 후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지난 15일 도내 외국인투자기업 대표 20여명을 3군사령부로 초청, ‘외국인 투자기업 CEO 안보설명회’를 개최해 외국인투자가들을 안심시켰으며, 같은 날 오후 2시 실제 공습에 대비한 민방공 훈련도 실시했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17일 도청상황실에서 3군사령부 관계자와 함께 경기도-3군사령부 간 정책협의회를 가졌다.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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