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줄줄이 샌다 “이제는 뿌리 뽑아야”
아파트 관리비 줄줄이 샌다 “이제는 뿌리 뽑아야”
경기도가 최근 도내 556개 아파트를 일체 점검한 결과, 관리비 152억원을 부적정하게 사용한 것으로 들어나, 아파트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에 따르면 556개 단지에 거주하는 입주민은 모두 234,342세대로 관리만 제대로 했어도 세대 당 1년 동안 약 3만원의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규모여서 입주민들의 관심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12일, “관행처럼 계속 돼온 공동주택 관리비리, 이제는 뿌리 뽑아야 한다”며 “경기도가 아파트 관리비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공언하며 공동주택 관리실태 일제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 빅데이터 분석 통해 의심 단지 선정
556개 단지는 경기도가 아파트 관리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한 516개 단지와 2015년 아파트 회계감사에서 부적정 판정을 받은 36개 단지, 올 상반기 동안 주민감사 신청이 들어온 4개 단지다. 도는 지난 4월부터 두 달 동안 이들 556개 단지를 대상으로 도와 시·군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앞서 도는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공개된 경기도내 3,117개 의무관리대상(150세대 이상, 승강기 설치 또는 중앙집중난방방식의 공동주택) 아파트 단지의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동안 관리비 내역을 분석했다. 도는 이들 관리비내역 가운데 주민생활과 밀접한 장기수선충당금, 인건비, 수선유지비, 전기, 수도, 난방비 등 6개 항목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하고, 이중 관리비가 높은 상위 17%에 해당하는 516개 단지를 관리비 부실 의심단지로 꼽아 조사에 들어갔다.
□ 관리주체 업무태만, 잘못된 비용 처리 등이 주요 원인
점검결과를 살펴보면 ▶관리사무소의 업무 태만이나 부정으로 52억원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의 잘못된 비용처리나 예산 집행으로 100억원 ▶관리비가 부적정하게 사용되기도 했다. 실 예로 보면 A시 A아파트의 경우 청소와 경비를 맡은 A업체는 청소와 경비인력 12명을 채용하면서 60세 이상 고령자를 1년 미만으로 고용하는 수법으로 부당이익을 챙긴 사례다. 고용된 사람들은 퇴직금과 국민연금, 건강보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대상이지만 A업체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관련 비용을 모두 청구해 받았다. B업체는 또, 아파트와 계약된 경비원 급여보다 적은 급여를 지급하는 형태의 부당이익도 취했다. 경기도는 이런 수법으로 B업체가 이 단지에서만 2014년 1년 동안 총 1,117만 원의 부당 이익을 취했다고 밝혔다. 관리사무소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막을 수 있는 이런 사례는 357개 단지에서 21억원이 발생했다.
두 번째는 관리사무소 직원의 인건비 등을 부당하게 지급한 경우다. 176개 단지는 휴가를 다 쓴 직원에게 연차수당 4억 42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했으며, 476개 단지는 소방협회비, 주택관리사협회비 등 직원 개인이 납부해야 하는 협회비 1억 8,600만원을 관리비로 지급해 적발됐다. 이런 사례는 544개 단지에 모두 31억 원에 이른다.
세 번째, 관리사무소의 잘못된 비용처리는 아파트 보수를 위해 적립한 장기수선충당금이 있는데도, 아파트 공사비로 다른 예산을 사용한 경우다. C시 C아파트는 수도요금을 세대 당 월평균 5천원씩 과다 부과해 조성한 2천 5백만 원을 수도배관 교체공사비로 사용해 적발됐다. 이 아파트 외에도 일부 아파트는 재활용품 판매나 광고 수익 등 잡수입을 공사비로 사용하는 등 모두 445개 단지에서 96억원의 예산 전용사례가 발견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아파트 보수공사비용은 매달 관리비 내역에 장기수선충당금이란 명목으로 별도 징수를 하고 있다”면서 “장기수선충담금이 있는데도 이처럼 다른 예산으로 공사비를 마련한 것은 장기수선충당금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한 증거”라고 말했다. 도는 이런 사례가 세입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사례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세입자가 이사할 때 정산을 통해 집주인에게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지만, 사용료나 잡수입은 정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공사비로 사용하면 그만큼 세입자가 손해를 보게 된다.
네 번째, 입주자대표회의의 부적정한 비용처리는 245개 단지 4억 원으로 운영비 예산안을 수립하지 않거나, 예산 범위를 초과해 비용을 사용한 경우다.
이에 경기도는 ▶1천만 원 이상 부당 이익 취한 5개 단지는 수사 의뢰하고, ▶500만 원 이상의 부당지출이 발생한 28개 단지는 입주자대표가 부당이익을 취한 해당 용역업체로부터 2억여 원을 환수하도록 조치했으며, ▶앞으로 상시점검체계 강화, 사전 계약 컨설팅서비스 도입으로 투명한 관리비 문화를 만드는데 앞 장 서겠다고 발표했다. 최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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