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숭의 우리 음식 나들이
사뎅이 감자탕
가을의 끝자락이어서 그런지 무척이나 따뜻한 국물 있는 음식이 그리운 시기다. 그 대표적인 음식이 감자탕이다. 감자탕은 본래 전라도 지방에서 사육된 돼지의 부산물인 뼈를 이용하여 근골이 쇠약한 노약자나 환자 그리고 서민층에게 영양식으로 보급되어진 음식으로 돼지 뼈다귀만이 갖고 있는 놀라운 영양효과(단백질, 칼슘, 비타민B1 등)와 건강식(골다공증 예방, 숙취해소, 성장기 발육, 노화 빈혈방지)으로 각광 받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사랑받아오고 있다.
이런 감자탕은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필요한 무기질과 칼슘, 단백질을 공급하기 때문에 성장기 발육을 촉진시켜주고, 성인 남성들에게는 보양음식으로써 스태미나 증진 효과를 주며, 여성들에게는 저 칼로리 다이어트 음식으로 비만 예방효과를 준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수원 및 경기지방을 중심으로 이런 감자탕과 비슷한 음식인 ‘사뎅이 감자탕’라는 음식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다면 사뎅이는 어떤 음식일까? 먼저 국어사전에서 사뎅이를 찾아보았더니 ‘죄수들의 은어로, 넷째 등급의 밥을 이르는 말’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필자가 아는 상식으로는 사뎅이는 돼지등뼈, 목뼈, 꼬리뼈의 경기도 수원과 화성 지방의 방언으로 알고 있는데 어째서 국어사전의 사뎅이는 다를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아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아무튼 돼지등뼈는 경기도 지방에서는 ‘사뎅이’라 불리고 있으며, 각 식당마다 등뼈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곳과 등뼈와 목뼈를 혼합, 사뎅이 감자탕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감자탕과 다른 점은 바로 감자를 안 넣는다는 것이다. 돼지의 모든 뼈를 이용한 기존의 감자탕은 감자라는 식재료를 넣어서 그렇게 불리기도 하지만 돼지의 척추를 지탱하고 있는 뼈를 ‘감자뼈’라고 부르는데서 그 이름의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사뎅이 감자탕에 감자를 넣고 안 넣고는 음식점 마다 다르다. 넣는 곳도 있고 안 넣는 음식점도 많다. 엿장수 마음대로처럼 주방장 마음대로다.
그렇다면 왜 사뎅이 감자탕이 요즘 대세일까? 그것은 사뎅이 감자탕은 돼지 뼈 중 최상품인 목뼈를 위주로 맛과 영양 그리고 한 차원 더 높은 ‘탕’으로 거듭났기 때문에 기존의 감자탕과 다른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사뎅이라는 이름의 정겨움이다. 수원에서 이름만 들어도 군침 돈다는 사뎅이의 겉모습은 일반 감자탕과 그리 차이점을 찾기 힘들지만 감자탕 이라는 이름대신 굳이 사뎅이라는 단어를 앞에 붙이는 이유는 수원 지방에서만 불리는 구수한 사투리 때문이라고 이곳 사람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돼지 뼈의 주성분인 단백질, 칼슘, 비타민B1의 효능을 그대로 간직한 채 육질의 단점을 보완하고 소비자들의 입맛에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주방장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대체로 사뎅이 감자탕은 돼지뼈다귀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다음에 푹 고아서 그 국물에 토란대, 굵은 파 등을 넣고 쇠고기 따로국밥처럼 끓인다. 이렇게 채소가 들어갈 때는 된장을 은은히 풀어 넣는다. 그리고 고춧가루는 식성대로 넣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깻잎과 들깨가루 등을 넣으면 한결 국물이 향긋하고 담백하여 술안주로도 그만이고 해장국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음식에는 스토리가 있어야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즐겨 먹는 음식에는 다 이야기가 있고 유래가 있다. 요즘 한창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사뎅이 감자탕에도 좋은 스토리가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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