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숭의 우리 음식...나들이
선지해장국
선지는 철분과 각종 비타민, 단백질이 풍부, 영양적으로 우수한 식품
원래 해장국은 ‘술로 쓰린 창자를 푼다'라는 뜻의 '해정'(解酊)이라는 뜻이었는데, '해정'이 '해장국'으로 와전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쇠뼈를 넣고 푹 고아 끓인 국물에 북어나 콩나물을 넣고 술 마신 다음날 먹던 국도 '해정국'이라고 했다고 한다. 원래는 ‘술국'이라고 했는데, 좀 배웠다는 사람들이 ‘성주탕(醒酒湯)'이라고 하던 것이 ‘해장국'(解腸湯)으로 불리게 된 것이란 얘기도 있다. 하지만 우리 같은 술꾼들에게 이것이 뭐 그리 중요한 사실이겠는가?
해장국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지금 우리가 즐겨먹는 해장국은 1883년경 인천항이 개항하면서 시작되었다고 요리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당시 인천항이 개항하면서 인천에는 항구건설과 화물출입으로 많은 일본인과 서양인들이 들어왔다. 이때 그들은 쇠고기의 안심, 등심 등 주요 부분을 많이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연히 쇠고기의 내장, 잡고기, 뼈가 많이 남게 되었고, 인근 식당에서는 이것을 이용하여 국을 끓이게 되었다. 이 국은 끓이기도 먹기에도 간편해서 힘든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고, 이들이 술 마신 다음날 해정하며 먹던 것이 유래가 되어 지금의 해장국으로 전해내려 온 것이다. 이런 해장국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넣는 재료에 따라 시래기해장국, 선지해장국, 콩나물해장국, 뼈다귀해장국, 황태해장국, 김치해장국, 장어해장국, 굴 해장국, 무 콩나물해장국, 두부조개국, 우거지해장국, 된장해장국, 소고기해장국, 몸국, 물메기탕, 재첩국, 다슬기(올갱이)해장국, 북어해장국, 얼큰뼈해장국, 복국, 복매운탕, 복지리, 대구지리, 대구탕, 성겟국, 갈칫국, 파국, 내장탕, 도가니탕, 설렁탕, 추탕, 뼈다귀 감자국, 순대국밥, 황태두부해장국, 별미해장국, 김치 콩나물해장국, 해물해장국, 사골해장국, 콩나물북어해장국, 야채해장국, 순두부해장국, 소고기해장국, 얼갈이탕, 사골우거지해장국, 콩나물라면해장국, 조개해장국, 조개탕, 해장국수, 우렁해장국, 천엽해장국, 아구탕, 홍합해장국, 홍어탕, 소고기콩나물해장국 등이 있다.
모든 동물의 피는 무기염류나 각종 영양소가 풍부
오늘은 해장국 중에서도 숙취를 제일 잘 해결해준다는 선지해장국에 대해 한 번 알아보자. 선지는 빈혈에 좋다고 한다. 특히 선지에는 철분과 각종 비타민, 단백질이 풍부하여 영양적으로 우수한 식품이기에 노약자나 임산부들이 먹으면 좋다. 또한 신선한 선지에는 철분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영양분이 함유되어 있다. 골수가 없는 뼈를 곤 맑은 국물에 풋배추 데친 것, 시래기 삶은 것 등을 섞어서 끓이면 맛이 잘 어울린다고 전해지고 있다.
돼지피, 소피 등등 모든 동물의 피는 무기염류나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그래서 ‘치우천왕기’(중국에 전하는 전설상의 인물. 신농씨 때에 난리를 일으켜 황제(黃帝)와 탁록(?鹿)의 들에서 싸우면서 지남차를 만들어 방위를 알게 된 황제에게 패하여 잡혀 죽었다고 한다. 후세에는 제나라의 군신(軍神)으로서 숭배되었다)라는 소설에서 주인공 치우천이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수리를 잡아서 피를 마시는 장면도 있고, 코믹컴이라는 미국 소설가가 지은 ‘남극에서 살아남기’라는 책에서도 남극에서 고립된 체 생존하기위해 동물의 피를 마시기도 하였다. 그만큼 선지는 탁월한 영양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제 3차까지 간 죄로 오후 5시가 넘어서도 속이 안 좋다. 이럴 땐 그저 훌훌 불어가면서 먹는 선짓국이 최고다. 끝으로 잘난 척 하나 더 하자면 식당에 가면 선짓국으로 표시되어 있는 곳이 있고, 선지국으로 표현된 곳도 있다. 선지국이 틀린 표현이고 선짓국이 맞는다. 선짓국은 순우리말이어서 사이시옷을 넣어 표기를 하기로 되어있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뭐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장’이냐 ‘짜장’이냐를 두고 싸우는 것과 똑같은 어리석음이다. 얼마 전 국립어학원에서는 둘 다 사용해도 된다고 했다. 그건 그렇고 빨리 나가서 선짓국에 또 소주 한 잔해야겠다.
방영숭의 우리 음식...나들이
글/ 방영숭 패션디자이너
|
|
[ Copyrights © 2010 북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