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2012학년도 고교입시개선(안)경기교육청에 반려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이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 신청(2010. 10.14)한‘고교입시개선을 위한 교과부령 개정(안)이 반려된 가운데, 고교 평준화 문제와 관련 교육계는 물론 시민단체 및 정치권도 자기주장만 펴고 있어, 말없는 대다수 학생ㆍ학부모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26일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경기도교육청의 개정 신청(안)이 학군설정 및 학생 배정방법의 부재ㆍ학교 간 교육격차 해소 방안 미비ㆍ지역별 세부고교입시전형방법 미비등 평준화를 시행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며 반려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기자회견을 통해 “평준화 추진 상황과 그에 대한 권한ㆍ책임은 교육감에게 있다”며 “이번 결과에 대해 교육자치단체장으로서 법적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논란 속에 정치권도 가세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 김철민 안산시장, 양기대 광명시장은 지난 달 30일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경기도교육청이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고교평준화의 정당성을 확인했다”며 “교과부가 이를 부정하는 것은 민의를 거스르는 반민주적 행태이므로 교과부의 평준화 거부 방침은 즉각 철회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달 19일에도 경기도의회 국민참여당 유미경ㆍ이상성 의원, 민주노동당 송영주 의원, 진보신당 최재연 의원 등은 공동 보도 자료를 통해 “경기도교육청이 그동안 평준화 정책효과 분석 및 타당성 연구ㆍ여론조사ㆍ공청회 등 적법 절차를 거쳐 평준화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며, “교과부는 당연히 평준화 시행을 위한 교과부령 개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교평준화 진행과정을 지켜보는 시민단체들의 논란은 더욱 뜨겁다. 지난 달 27일 KBS 열린토론에 참석한 김성현 공동대표(경기고교평준화시민연대)는 “고교평준화를 대비해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교과부에 통과 의례의 의미로 개정(안)을 제출한 것인 데, 반려 된 것을 보니 그저 화가 날 뿐이다”고 하면서 “지난 2003년과 2006년에 시민단체가 ‘한길리서치’와 ‘여의도리서치’에 의뢰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 평준화 찬성이 각각 71.1%ㆍ70.3%로 반대 22.2%ㆍ22.5%보다 3배 이상 높게 나왔고, 김상곤 현교육감이 이를 받아들여 교육정책에 반영하기로 한 것”이라며 ‘소비자 중심 교육’ 차원에서 대다수 교육 소비자가 원하는 평준화가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지역고교평준화반대실천협의회 임동균 상임대표는 “경기교육청이 교육감의 선거 공약을 실천한다는 미명하에 너무 조급하게 평준화를 밀어붙이는 것은 자칫 제도자체를 졸속으로 몰고 갈 수 있고, 더욱이 교육 정책을 정치논리에 밀려 시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교과부의 이번 결정은 당연한 귀결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정 시민단체가 사회성숙도가 한참 떨어지는 초등 5ㆍ6학년 학생과 중등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신빙성이 없다”고 말하면서 “고교평준화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먼저 타 지역의 성공사례를 집중 연구할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 지역 내 기피학교 및 비 선호학교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 그리고 우수 교원 및 시설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 등 노력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지난 달 28일 결성된 가칭 ‘의정부교육포럼’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모임은 의정부지역의 고교평준화와 무상급식 문제 등 교육 현안에 대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정책 방향에 반대하는 교육계 원로들과 교육관계자(학교운영위원장ㆍ학부모회장ㆍ문화예술단체장)등이 모여 조직한 것으로 양기석 (전,경기도교육청 부교육감), 서만선(의정부문화상포럼 대표), 김만식(의정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 김남성(국제와이즈멘회룡클럽 회장)씨가 공동대표로 선출하여 올 4월부터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학부모 김모(여, 40 녹양동 주민)씨는 “현재 지역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평준화, 무상급식 문제가 정치 이념에 좌지우지 되는 것 같고, 논란을 이끌고 있는 많은 인사들이 진정성을 갖고 학생, 학부모 입장이 되어서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현재의 과열된 분위기에 우려를 표명했다.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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