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한류바람, 극성팬들은 대부분 권력층
대북매체 ‘열린북한방송’은 “지난 10일 평양소식통은 최근 평양에서 보위부 간부가 중국에서 들여온 한국 드라마 CD가 적발되었다고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또한 11월 말 평양의 모 대학 기숙사에서는 야간에 학생들이 단체로 한국 드라마를 보다 적발되었는데, 적발된 학생들이 모두 고위 간부의 자녀들이며 한국 드라마 CD도 보위부 2국의 간부로 일하는 한 자녀의 아버지가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처럼 북한 내에서 일어나는 한류바람이 일반 주민들보다 당, 군, 보위부 등 권력을 가진 계층이 더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얼마 전 북한을 탈출, 현재 남한에 거주하는 김모씨(55세 가명)는 죽기 전에 흰쌀밥 한번 배터지게 먹고 죽고 싶다고 무작정 넘어 왔는데 '남한에 와 보니 개가 흰쌀밥을 먹는다'며 북한의 현실을 말하면서 이런 북한 내 한류 바람은 이미 90년대 중반 북한코미디프로그램에선 서울말투를 흉내 내는 게 웃음코드였다고 말했다.
아무튼 이들이 보았다는 한국 드라마는 2009년 하반기, SBS에서 방영된 ‘태양을 삼켜라’였으며 검거된 대다수가 과거 여러 번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한국 드라마 CD를 가져온 간부가 일하는 보위부 2국은 해외 반탐국으로 북한 내의 굉장한 요직이다. 반탐국은 한국의 국정원처럼 북한 내 간첩을 잡는 곳이다.
또한 소식통은 “최근 한류 열풍으로 북한의 영화, 예술인들 사이에서 서울말을 따라하고 옷차림과 머리 스타일도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하고 다니는 현상들이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남한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따라하는 것은 먹고 살기 힘든 일반 주민들보다 생활에 여유가 있는 간부들과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젊은 청년 대학생들이다.
오히려 당, 군, 보위부 등 권력을 가진 계층들이 더욱 호기심을 가지고 한국 드라마나 음악을 몰래 듣거나 청취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한류 바람을 막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무리 북한식 교육에 물들어도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와 욕구까지 억제할 수는 없는 모양이라며 “이른바 한류라 불리는 남한의 드라마, 안 좋아 할래야 안 좋아할 수가 없죠. 저 같아도 이 같은 상황이었으면 한류에 빠졌을 것 같아요”라며 현재 북한에서 먹고 살만한 계층은 전체 주민의 20%정도라고 밝히면서 이런 것은 이래에서 위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부터 아래로 무너지는 현상이 지금 북한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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