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 거행
일본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 거행
일본 간토(關東)대지진 95주년 추도식이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지난 1일 도쿄(東京) 스미다(墨田)구 도립 요코아미초(橫網町) 공원 추모비 앞에서 거행된 추도식은 독경, 추도사, 진혼무,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요코아미초 공원은 대지진 당시 피난민들이 화염 돌풍에 휩싸여 3만8000명이 희생된 곳으로 공원 안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도쿄도 위령당(慰靈堂)과 함께 학살당한 조선인을 추도하는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가 세워져 있다.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방화한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등의 유언비어가 나돌면서 무고한 재일조선인이 일본인 자경단, 경찰, 군인 등에 의해 학살됐다.
이날 오전 11시 추모비 앞에서 일·조(日·朝)협회 등 일본 시민단체들이 추도식을 주도했다. 추도식에는 각계에서 보내 온 추도문 낭독과 함께 희생자를 위로하는 독경(讀經)과 진혼무가 펼쳐졌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지난해에 이어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다. 고이케 지사는 “지사로서 모든 희생자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며 “개별적인 형태로 추도문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혀 “조선인 학살 사실을 부정하는 움직임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는 “일본인으로서 부끄러운 역사를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아시아 이웃 친구와의 공생사회 실현에 사명감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도 “역사의 사실을 확실히 마주봐야 평화로운 사회를 목표로 정진 할 수 있다”고 말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는 기억돼야 할 잔혹한 역사의 진실을 규명, 추도하는 것에 전력을 다하고, 일본 정부가 진실에 눈을 뜰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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