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 김연철 통일부장관 ‘임중도원(任重道遠)
취임사/ 김연철 통일부장관 ‘임중도원(任重道遠)
지난 8일 취임한 통일부장관의 취임사를 발췌 요약했다(편집자 주).
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한 이후 13년 만에 다시 통일 가족으로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통일부 창설 50주년에 통일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어 감회가 더욱 새롭습니다. 낯익은 얼굴들도 있지만 새롭게 자리를 채운 젊은 직원 분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돌아온 통일부는 젊고 활력이 넘치는 모습입니다.
이번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많은 도움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고생해주신 모든 직원 분들게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전임 조명균 장관님의 노고에 존경을 표합니다. 단절되었던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지금의 단계로 진전되는 과정에서 매 순간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평화통일을 향한 여정에 늘 함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오늘 ‘임중도원(任重道遠)’, ‘어깨는 무겁고 길은 멀다’라는 말을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여러분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하루하루 새로운 각오로 임해 나가겠습니다.
<남북관계 3대 추진 기조>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해 시작된 한반도 평화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제도화해 나감으로써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로 가는 굳건한 반석을 놓아야 합니다. 가다 서다를 반복했던 불행한 남북관계의 역사를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이러한 입장에서 저는 세 가지 추진 기조 아래 우리에게 맡겨진 역사적 소임을 다해 나가고자 합니다.
첫째, 평화가 경제입니다.
국민들이 일상에서 평화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질 수 없는 평화는 날아가기 쉽습니다. 일상의 삶이 나아져야 평화도 지속 가능합니다. 평화의 가치가 국민들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남북관계의 변화로 인해 일상의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넓어질 수 있습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시작된 한반도 평화정착의 과정은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며 거대한 역사적 흐름이 되었습니다. 이제 그동안 뿌린 평화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비핵화와 평화정착 과정에서 남북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야 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릅니다. 경제를 고리로 평화를 공고히 하고, 평화를 바탕으로 다시 경제적 협력을 증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둘째, 분권과 협치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야할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장애는 많습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합니다. 통일부의 업무는 종합적인 성격을 띠는 만큼, 다른 부처와의 협업이 중요합니다. 통일부가 열린 자세로 관계부처에게 먼저 다가가야 합니다. 관계부처의 의견을 충실하게 듣고, 남북관계의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하면서, 부처간 협업의 시너지를 최대한 이끌어 내야 합니다. 앞으로 남북관계의 외연이 확대되고 교류협력이 전면적으로 활성화될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부와 민간 사이의 유기적인 분업과 협치를 추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셋째, 소통과 합의입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의 기본방향이 바뀌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일이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의 출발입니다. 지난해 이뤄낸 남북관계 성과들도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통일부를 만들겠습니다.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대한 폭넓은 소통을 통해 국민들이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대북정책이 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가 아름다운 화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특히, 통일 미래세대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통일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습니다.(중략)
통일 가족 여러분, 지금 통일부는 새로운 50년, 새로운 100년을 향한 도약의 시기에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3.1절 기념사를 통해 한반도 새로운 100년의 국가비전으로 ‘신한반도 체제’를 제시하셨습니다. 신한반도 체제는 우리의 주도적 노력으로 남북한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존과 상생의 평화협력 질서입니다. 지난 100년간 우리 선조들이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 그토록 꿈꾸어 왔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입니다.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야 합니다. 어렵다고 좌절해서도, 힘들다고 포기해서도 안 됩니다. 한반도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며, 남북이 함께 공존공영하는, 평화경제의 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통일부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통일부를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현예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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