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주의 기자수첩 '정치적 신념(信念) 그리고 소신(所信)'
기자수첩>
<정치적 신념(信念) 그리고 소신(所信)>
신념은 ‘변하지 않은 굳은 생각’이며 소신은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옳다고 믿고 그에 따라 하려고 하는 생각’이다. 이 두 단어의 의미는 모든 세상사에 다 해당되는 말이다. 특히 정치 분야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영국의 처칠 수상은 “내가 의무감과 신념에 의해 행동하고 있는 한, 어떠한 욕을 먹더라도 아무렇지가 않다. 해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유익이 될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2020년 4월 15일이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몇 년 전 우리나라 유명 운동선수 출신 중 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려고 어느 당에 입당했으나 자질이 없어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다른 당을 찾아가 공천이라는 구걸을 하였다. 그는 무려 일곱 번이나 이 당 저 당을 전전하면서 국회의원이라는 허황된 꿈을 좇았지만 결국 이루지 못하였다. 정치적 신념이나 소신 같은 것이 전혀 없었던 인물이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소위 ‘친박’이라고 불리던 국회의원 중 누구 하나도 책임지지 않았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친박’이라는 완장이 당시에는 부담이 되었기에 그랬을까? 그리고 얼마 전 조국 법무부장관 문제 때도 그랬다. 여당의 국회의원 중 그 누구도 책임을 지고 소신 있는 발언을 한 의원은 함 명도 없었다. 신념과 소신이 있는 정치인이라면 맞는다고 생각한 일에 최선을 다하고 이후는 하늘의 뜻에 맡기며 결과에 연연하지 말아야 하는데 안타깝기만 했다.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를 열었던 1990년대는 정치의 전성시대라고 한다. 이른바 '3김(三金)시대'로 상징되는 '보스 정치'가 우리 정치의 보통명사가 되면서 정치인들은 우리 사회의 지도자로 인정받았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시의원 구의원들 역시 정치인으로 존경받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의 신념과 소신, 가치관 등을 정치 인생을 통해 입증하기 위해 스스로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은 지금 우리 정치인들의 초상은 어떠한 가. 대통령의 탄핵까지 경험한 우리국민들에게 지금의 정치인들의 모습은 어떻게 비쳐지고 있을까? 이제 우리국민들에게 슬프게도 ‘정치인’들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확인해야하는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 최고의 ‘철새’가 있는데 그는 무려 13번이나 당적을 옮겼다. 무소속까지 합치면 14번이다. 이 아무개 라는 이 정치인은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등을 거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철새’라는 별명과 함께 가장 신념과 소신 없는 정치인으로 낙인 찍혔다. 어디 이 사람 뿐이겠는 가 미국의 정치인 매케인 (1936~2018)은 공화당 소속이었지만, 자신의 신념에 따라 공화당과 다른 소신을 밝히는 데도 거침없었다.
그래서 그는 공화당 내에서 독불장군이나 이단아란 뜻의 ‘매버릭(maverick)’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평소 그는 “자기 자신의 이익보다 대의를 위해 봉사하는 것만큼 더 귀한 것은 없다“라고 말 할 정도로 존 매케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한 정치인으로 미국인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장례식 때 오바마 대통령은 ”허풍과 모욕, 가짜 논란이 난무하는 현 미국 정치에서 매케인은 우리에게 더 큰 사람이 되라고 충고했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이다.
이제 가을도 저물어 가지만 정치는 불(?)타오르고 있다. 이런 시절에 우리는 정치적 신념과 소신을 제대로 가진 ‘불타는 정치인’들을 제대로 찾아보자.
글/ 현성주 기자
|
|
[ Copyrights © 2010 북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