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치킨게임'
기자수첩/ '치킨게임'
치킨게임은 1950~6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크게 유행했던 게임의 한 종류로 ‘겁쟁이(chicken)’를 뽑는 게임’이다. 법칙은 의외로 간단하다. 두 명의 운전자가 서로 정면충돌하는 코스로 질주를 하여 먼저 피하는 쪽이 지는 게임으로 이때 먼저 코스를 피한 운전자를 치킨(겁쟁이)이라고 부른 데에서 유래되었다. 이 게임의 최악의 결과는 운전자 A와 B가 자동차를 타고 서로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이다. 조금도 양보를 안 하고 자신의 코스를 피하지 않고 충돌하면 둘 다 모두 죽게 된다.
그리고 그나마 최선의 결과는 비록 자신은 겁쟁이가 되겠지만 코스를 이탈하고 양보하면 두 운전자 모두 살 수 있다. 이 게임은 당시 미국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1955년 제작된 미국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의 주 내용으로 담아 상영했지만 미국의 젊은이들이 경각심은 고사하고 더 많이 따라하게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이 영화의 감독은 니콜라스 레이였고 주연 배우는 그 유명한 제임스 딘과 나탈리 우드였다.
그런데 이 게임은 젊은이들의 배짱이나 용감성을 표현했다고 할 수 있겠으나 의외로 정치 군사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어른들이 즐기는(?) 게임이 되기도 하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50~1970년대 미국과 소련 사이의 극심한 군비경쟁이다. 미국은 조금도 소련에게 지기 싫었고 소련 역시 그랬다. 우리나라도 이 게임의 본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바로 1950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남북한 군비경쟁이다. 그리고 미국과 북한 사이의 핵문제를 둘러싼 대립 등도 치킨게임의 대표적인 사례로 정치학자들은 언급하고 있다.
물론 이 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가진 사례도 있다. 2010년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의 유명한 반도체 업체들이 치열한 치킨 게임을 벌였다. 각 업체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치열하게 반도체 가격인하에 나섰지만 삼성전자는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통해 마지막까지 버텼다. 결국 다른 나라의 업체들이 줄줄이 항복함으로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아무튼 치킨게임은 시장을 지배하고, 독점적리고 배타적인 이윤추구를 위한 타협 배제의 극한 경영전략에서 발생하는 실전 상황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정치를 보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조금도 양보가 없는 처절한 치킨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정치적 시장을 지배하고 정치적 이윤추구를 위해서는 조금도 배려와 양보 없는 정치적 경영전략으로 우리국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타협도 대화도 없는 막가파식 정치를 하고 있어 국민들의 혈세로 ‘먹고 사는’ 국회의원들이 정말 괘심하기 짝이 없다.
앞부분에서 언급했듯이 이 게임의 선수들은 자신만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앞으로 달려간다면 둘 다 죽는다는 것이다. 우리지역의 여러 분야들도 이런 게임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특히 내년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서로 자제하고 소통하면서 모두가 다 절망으로 빠지는 일이 없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본다. “까짓! 겁쟁이 소리 한 번 들으면 어때~~”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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