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에세이 “왜 피로를 회복시켜?
문화 에세이 “왜 피로를 회복시켜?”
70년대 포크송 중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면 그녀는 깜짝 놀라”라는 노래가 있었다. 지금도 여름만 되면 자주 들을 수 있는 노래다. 그런데 틀린 말이 있다. 바로 ‘조개껍질’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껍질은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하지 않은 물질’이라고 되어 있다.
조개껍질이 아니라 조개껍데기인 것이다. 술안주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돼지껍데기 역시 잘못 된 표현이다. 껍질이 맞는 표현이다 국어사전은 껍데기에 대해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이라고 되어 있다. 바른 표현은 돼지껍질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굴지의 제약회사에서 생산되는 건강음료 ‘박카스’의 헤드 카피는 ‘피로회복’이다. 이것 역시 정말 잘못된 표현이다. 회복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은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깐 피로를 회복시키는 음료이기 때문에 우리는 마시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바른 표현은 ’건강회복‘이다.
또 있다. ‘만남의 광장’이라는 지명이 있다. 그런데 만났는데 왜 그곳으로 가야하나? 바른 이름은 ‘만나는 광장’이어야 할 것이다. 요즘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에서 제일 많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먹방’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 은은히 짜증이 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셰프와 래시피라는 단어 때문이다.
요리사나 주재료라는 한글표현을 두고 왜 굳이 외래어를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특히 ‘위대한 한글’이니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장’이니 하는 방송국의 작가나 사회자들의 속마음이 정말 궁금하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수준이 떨어지는 것일까? ‘섹스’라는 말을 사용하면 괜찮고 우리말인 ‘성교’를 사용하면 저급하다는 천박한 논리를 가진 이 땅의 많은 지식들을 질타했던 마광수 교수가 생각이 난다.
요즘 일본과의 무역전쟁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대일 감정은 극에 달해있다. 그런데 아직도 ‘다마네기’ ‘다대기’ ‘쓰메끼리’ ‘가이당’ ‘다라이’ 등등 일본말을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다. 광복 74주년을 맞이하면서 극일도 중요하지만 우리말과 글을 잘 사용하고 아끼는 마음부터 우리국민들이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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