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봉 교수의 평화 플러스
이재봉 교수의 평화 플러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어떻게 이룰까?(상)
시진핑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일대일로 (一帶一路)’ 정책을 바탕으로 ‘중국의 꿈(中國夢)’과 ‘강한 군대의 꿈 (强軍夢)’ 실현에 매진, 그러나 미국은 동맹국과 협력, 중국 포위 전략으로 미, 중간 충돌
본고는 이재봉 교수가 제안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어떻게 이룰까’ 논문을 2회에 나눠 발췌 소개한다.(편집자 주)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가 자리 잡은 동아시아에서 치열하게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다. 남북한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고 추구해야 할까.
1)중국의 급성장과 목표
중국은 1978년부터 개혁개방을 실시하며 1980년 경제특구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1992년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2001년 세계무역기구 (WTO)에 가입했다. 2010년대 초반까지 30년 이상 연평균 10%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를 주도해온 ‘G7’ 국가들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을 2010년까지 따라잡았다. 1993년 캐나다, 2000년 이탈리아, 2005년 프랑스, 2006년 영국, 2007년 독일, 2010년 일본을 추월한 것이다. 국내총생산 (GDP)을 시장환율 (MER)이 아닌 구매력평가지수 (PPP)로 계산한다면 2014년엔 미국까지 추월했다.
또한 2009년 독일을 제치고 세계 제1수출대국이 되었고, 2012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무역대국이 되었다. 중국은 이러한 급속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1990년대부터 국방비를 크게 늘려왔다. 2000년대부터는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연평균 12%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다. 2010년부터는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군사강국들보다 두 배 이상의 군비를 지출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2026년이면 중국의 GDP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미국에 맞서 해양 전력을 본격적으로 증강시키며 대만해협을 포함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개입을 무력화하는 작전을 세워놓았다. ‘접근반대 및 지역거부 (反介入/区域拒止, anti-access and area-denial)’ 전략으로, 중국과 가까운 바다에서는 미국 함대의 접근을 막고, 조금 더 먼 바다에서는 미국 함대의 작전을 방해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미국 항공모함을 추적하여 격침시킬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중거리 지대함 (地對艦) 다탄두 (多彈頭)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2009년 공개했다. ‘항공모함 킬러’로 평가받고 있는 미사일이다. 2014년엔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MD)을 뚫을 수 있는 마하 10(시속 약 12,000km)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했다.
중국은 2017년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신시대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를 통해 2050년까지 세계 제1의 국가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는 ‘소강 (小康)사회’를 이루고,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모든 인민이 함께 부강해지는 ‘대동 (大同)사회’로 나아간다는 내용이다.
시진핑 주석은 강한 군대 건설을 유달리 강조하기도 했다. 2020년까지 군대의 기계화와 정보화를 실현하고 2035년까지 국방 현대화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나아가 2050년까지 세계 일류 군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야심차게 추진해온 ‘일대일로 (一帶一路)’ 정책을 바탕으로 ‘중국의 꿈(中國夢)’과 아울러 ‘강한 군대의 꿈 (强軍夢)’도 이루겠다는 것이다.
2) 미국의 견제와 봉쇄
미국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군사력 증강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늦어도 1990년대 초부터 “새로운 경쟁국의 재등장”을 막기 위해 대외정책 및 국방전략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해왔다. 특히 중국의 경쟁 국가인 일본을 활용하고 있다. 1996년 일본과 안보공동선언을 발표하고, 1997년 일본과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일본의 재무장을 막고 있는 ‘평화헌법’을 수정해 ‘정상국가’가 되도록 촉구하면서 일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도록 지원했다.
2015년엔 일본과의 방위협력지침을 다시 개정하고, 2016년엔 일본 안보법제를 개정하도록 이끌었다. 미국 국방부는 냉전 종식 직후 1993년 1월 발표한 <1990년대를 위한 방위전략 (Defense Strategy for the 1990s)>”에서부터 중국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백악관은 1999년 12월 발표한 <새로운 세기를 위한 국가안보전략 (A National Security Strategy for a New Century)>을 통해 21세기를 앞두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과의 공동안보를 강조했다.
국방부는 2000년부터 해마다 <중국의 군사력에 관한 연례보고서>를 만들어 의회에 제출하고 있다. 의회가 국방장관으로 하여금 현재와 미래의 중국 군사전략에 관해 20년 동안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한 <국가방위 위임법 (The FY2000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따른 것이다. 백악관이 2010년 5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 한국, 필리핀, 태국, 호주 등 5개국과 군사동맹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국방부가 2012년 1월 발표한 <새로운 전략지침>에서는 중국의 ‘접근반대 및 지역거부’ 전략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지침의 주요 내용은 미국 대외전략의 중심축을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아시아 회귀 (pivot to Asia)’ 또는 ‘아시아 재균형 (Asia rebalancing)’ 전략이다.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과 해외주둔군의 변화 양상>
백악관이 2017년 12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는 미국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심각한 위협을 느낀다고 했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경제가 가장 역동적인 지역이다. “일본과 호주 그리고 인도와의 4각 협력(quadrilateral cooperation)을 증진시켜” 중국을 봉쇄하겠다고 했다. 동맹국들과 강력한 방어망을 구축하겠다며 일본 및 남한과 미사일 방어에 협력할 것이란 대목은 주목할 만하다. 남한의 싸드 (THAAD)가 포함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며 압박하려는 데는 경제적 배경도 크다. 2017년 <국가안보전략>이 밝히고 있듯, 중국은 전 세계를 땅 길과 바닷길로 연결한다는 이른바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지구촌 곳곳에 기반시설을 구축하는데 이미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왔다. 미국에게 더 심각한 문제는 1년 평균 3,5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다. 남한에 1년 평균 200억 달러 안팎의 무역적자를 내는 게 불만스러워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을 다시 협상하자고 했던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공개적으로 무역전쟁을 선포하는 배경일 것이다.
3)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에 따른 남한의 선택: 균형과 중립
1990년대부터 ‘새로운 냉전’ 또는 ‘제2차 냉전’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쟁과 갈등이 치열해지고 있다. 2050년까지 세계 최강대국이 되겠다는 중국과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지위를 지키겠다며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려는 미국이 첨예하게 맞서는 지역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다. 미국은 점진적으로 쇠퇴하는 초강대국으로 남한의 유일한 군사동맹이고, 중국은 급속하게 떠오르는 강대국으로 남한의 제1무역상대국이다. 한편, 북한에겐 미국은 ‘철천지 원쑤’이고, 중국은 가장 큰 후원국이자 실질적으로 유일한 군사동맹이다.(다음호 계속)
글/ 이재봉 교수(원광대학교 정치외교학, 평화학 교수, 통일경제포럼 공동대표)
|
|
[ Copyrights © 2010 북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