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봅시다/ “고물이 보물이다”
생각해 봅시다/ “고물이 보물이다”
“고물이십니까?” “아닙니다” 보물이 되기 위해 거듭나는 삶을
살아야 늙은 말의 지혜가 요구되는 사회가 된다.
고물은 옛날 물건. 혹은 헐거나 낡은 물건. 그리고 나이 들고 쓸모없이 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보물은 썩 드물고 귀한 가치가 있는 보배로운 물건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사회에 ‘고물이 보물이다’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제나라 환공이 당대의 명재상 관중을 데리고 고죽국이라는 나라를 침공했다. 전쟁은 생각보다 길어져 봄에 시작된 전쟁은 그해 겨울에야 끝이 났다. 혹한에 귀국길에 오른 환공은 지름길을 찾다 그만 길을 잃어버렸다. 진퇴양난의 병사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관중이 말했다. “이런 때는 ‘늙은 말의 지혜(老馬之智)가 필요하다” 관중의 말대로 전쟁에 많이 참여했던 늙은 말 한 마리를 풀어놓고, 그 뒤를 따라가니 얼마 안 되어 큰길이 나타났다.
올 4월 뉴욕의 거언지 경매에는 첼시 호텔에서 나온 낡은 문 52개가 나왔다. 뉴욕의 첼시 호텔은 예술가들과 작가들이 많이 묵으면서 유명해졌다. 그 호텔이 보수공사를 하면서 낡은 문짝들을 모두 폐기했다. 그런데 과거 그 호텔 손님이었지만 지금은 노숙자가 된 짐 조르주라는 남성이 문들을 모두 수거해 그 문이 있던 객실에서 누가 묵었는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 형편없이 망가지고 금이 가고 X자로 폐기 표시된 이들 문은 거언지 경매에서 어느 훌륭한 새 문보다 높은 가격에 팔렸다.
싱어 송 라이터 재니스 조플린과 레너드 코헨이 하룻밤 같이 지냈던 방의 문은 10만6,250달러(약 1억1921만원), 화가 앤디 워홀의 문은 6만5,225달러(약7318만원),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의 문은 1만6,250달러(약 1823만원) 등이다.
정말 고물이 보물이 된 것이다. 우리사회에 ‘꼰대’라는 의미는 고물을 나타내는 ‘나이 들고 쓸모없이 된 사람’이다. 꼰대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생각을 바꾸고 싶지 않고 나이를 떠나서 상대방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내가 왕년에”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이런 꼰대들을 싫어했다. 그런데 요즘 이런 꼰대들이 스스로 생각을 바꾸고 있다. 자신을 고물이 아니고 보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 아직도 고물이십니까?” “아닙니다. 보물이 되기 위해 거듭나고 있습니다” 늙은 말의 지혜가 요구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꼰대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며 혹은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권위를 행사하는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성세대 중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에서 파생된 ‘꼰대질’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런 꼰대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꼰대라는 고물이 아닌 보물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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