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갑질! 이제 그만 합시다”
기자수첩/ “갑질! 이제 그만 합시다”
재벌들의 갑질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여기에 합세했다. 갑질은 계약 권리상 쌍방을 의미하는 갑을(甲乙)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갑’에 특정 행동을 폄하해 일컫는 ‘~질’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부정적인 어감이 강조된 신조어로써 2013년 이후 우리나라 인터넷에 등장한 신조어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이 우월한 신분, 지위, 직급, 위치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에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행동을 말한다. 이 같은 갑질의 범위에는 육체적, 정신적 폭력, 언어폭력, 괴롭히는 환경 조장 등이 해당된다.
우리나라 재벌총수들의 갑질은 어제 오늘 만의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그리 큰 사회문제가 되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이런 일들이 정부당국이나 언론 등에서 큰 비중을 두지 않고 또한 다루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군사정부 시절에는 갑질에 대해 개인이나 민간단체에서 걸고넘어지면 도리어 갑질을 당한 사람이나 단체가 혼이 나야만 했었다.
이러한 갑질에 대해 전문가들은 “총수 일가의 갑질의 근본 원인은 첫째 환경적 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높은 지위에 남들보다 쉽게 올라간 만큼 인정욕구가 더 크고, 자신들을 견제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점 등이 갑질의 이유다”라고 진단했다.
힘을 가진 사람이 부당하게 아랫사람을 대우하는 이른바 갑질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었다. 갑질을 하면서 내뱉는 말을 보면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억울하면 출세해라' 등이다. 갑질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의식구조인 것이다. 특히 양반과 상민이 존재했던 과거의 관존민비의 사고방식에서부터 갑질은 시작되었다.
이에 대해 어느 전문가는 “모든 사람은 권력을 잡으면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자기 위주의 생각만을 하게 된다. 한마디로 목표지향적 인간이 되는데 이를 나쁘게만 볼 수는 없지만 심할 경우 아랫사람에 대한 배려는 없고 그저 ‘자신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제 우리나라 사회는 달라도 너무 많이 달라졌다. 민주화도 달성했으며 경제력도 세계 10위권에 있는 선진국으로 진입도 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세상이 어떤지 모르고 이러한 갑질이 마치 자신의 위치나 능력으로 생각하는 졸부근성의 사람들이 있는 게 참으로 한심하고 개탄스럽다. 그리고 이런 갑질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는 사람들도 문제다.
요즘 ‘괜찮아’가 우리사회의 화두가 되었다. '틀려도 괜찮아', '꼴찌라도 괜찮아', '뭘 해도 괜찮아', '없어도 괜찮아', '불편해도 괜찮아', '욕망해도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 '날개 꺾인 너여도 괜찮아', '방황해도 괜찮아', '넘어져도 괜찮아', '울어도 괜찮아', '결혼해도 괜찮아', '건방져도 괜찮아', '불안해도 괜찮아', '무심해도 괜찮아', '괜찮다, 다 괜찮다.' 이 ‘괜찮아’ 시리즈는 최근 출판된 책들의 제목이다. 이 책들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처세술 책이 아니라, '괜찮아'라며 자신을 위로하고 또한 상대방을 위로하는 응원의 책인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나설 차례다. 가진 자들의 깁질을 더 이상 용서하지 말아야 하며 당하게 되면 반드시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모범적으로 보여야 한다. 결국 어릴 때부터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교육이 있어야만 우리사회의 ‘갑질’은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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