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노 쇼(No-Show)
기자수첩/ 노 쇼(No-Show)
요즘 평창겨울올림픽에서‘노 쇼(No-Show)’가 문제가 되고 있다. 노 쇼는 예약을 해놓고 아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행위를 뜻한다. 외식이나 항공, 호텔, 병원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예약 및 약속 이후 해당 장소에 나타나지 않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말로는 '예약 부도'라고 한다. 노 쇼 유형을 보면 서비스 업체가 연락시 전원이 꺼버리기도 하고, 예약 시간에 임박해 취소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또 예약 시간 2~3시간 후에 나타나 자신의 자리를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우리나라의 통계를 보면 예약 100건 당 15건 꼴로 예약 부도가 있을 만큼 노쇼 행위가 만연해 있다. 노 쇼는 해당 업주에게 금전적인 손해를 끼치게 되고, 이는 사회·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음식점, 병원, 미용실, 공연장, 고속버스 등 5대 서비스 업종에서 지난 한 해 예약부도로 인한 매출 손실은 4조 5천억 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해당 업종과 관련된 제조업체의 손실까지 합치면 경제적 피해는 8조 2천700억 원이라고 했다.
평창겨울올림픽에서의 이런 노쇼는 국내외 선수나 외국관광객 우리나라 자원봉사자들 사이에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따. 그런데 왜 문제일까? 바로 공무원들의 노쇼 때문이다. 지난 21일 조선일보 사회면에 ‘공무원들이 대규모 '노 쇼'라는 이른 기사가 올랐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동계올림픽이 한창인 평창·강릉 음식점들이 '노 쇼(예약 부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예약을 해놓고 아무런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거나 임박해서 취소하는 것이다. 특히 단체 관람을 와서 여러 곳을 예약해 놓고, 마지막에 한 곳을 선택하는 이가 많다. 평창 횡계리 한 고깃집은 단체 4곳에서 올림픽 개막식 날인 9일 저녁 총 220명을 예약받았다. 4곳 모두 시청과 구청이었다. 그러나 이날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4곳 중 2곳은 그나마 오후 4시 취소 전화를 했다. 총 70명을 예약한 2곳은 전화조차 없었다. 이 음식점 부점장 김동성(43)씨는 "매출 손해가 500만원 이상이었다"고 했다’ 참 대단한 공무원들이다. (참고로 여기서 언급한 대단한 이라는 뜻은 대가리가 단단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외식업중앙회의 한 광계자는 "외국인 손님은 예약하면 약속 시각에 딱 맞거나 조금 여유 있게 음식점을 찾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까지 노 쇼를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 줄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어 "이런 노 쇼의 주범에는 공무원이 많다"고 주장하며 "모범을 보여야 하는 공무원들이 노 쇼의 가해자가 되는 형국은 후진국의 전형적인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 왜 공무원들이 노 쇼가 많을까? 첫 번째는 아직도 자신들이 ‘갑’으로 알고 있다는 생각이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활동하는 공무원들의 이 같은 갑질은 빨리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상사의 눈치다. 상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 고기 집과 횟집을 동시에 예약을 해 놓고 상사가 먹고 싶은 것을 물어보고 식당을 결정하는 바람에 이런 노 쇼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노 쇼가 외국에 나간 우리나라 사람들이 또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뉴스에 의하면 태국의 한 식당은 ‘띵똥은 예약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팻말을 식당 입구에 걸었다고 한다. ‘띵똥’은 태국 식당 주인들 사이에서 한국인은 ‘띵똥’으로 불리는데 띵똥은 태국어로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태국 식당 주인들은 한국인 관광객의 노 쇼 행위에 혀를 내두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노쇼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위약금을 제안하고 있다.
지난 2001년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국내 항공사의 평균 예약 부도율은 20%였다. 그런데 최근 항공사들이 신용카드를 통한 선결제와 위약금제도를 시행하자 예약 부도율은 4~5%대로 낮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위약금도 그렇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을 비롯해 모든 공무원들의 의식이 변해야 된따는 것이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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