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산을 통해 본 ‘김정일 위원장의 개혁, 개방 성향’(2)
<평화플러스>
관산을 통해 본 ‘김정일 위원장의 개혁, 개방 성향’(2)
좀 오래된 이야기다. 2004년 7월 21일, 국회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통일문화재단(대표 현성주) 주최로 양빈과 함께 북한개혁을 주도했던 관산 선생(중국인)을 초대, 통일논단을 개최했다. 제목은 ‘김정일과 양빈’의 저자 관산선생 초청강연회로 ‘신의주특구(압록강 하구 섬)개발을 통해 본 김정일 위원장의 개혁 개방의 속내를 알고자 관산을 한국에 초대했다. 본지는 이때 이야기 되어졌던 김정일의 개혁, 개방에 대한 생각을 통해, 김정은 체제 속의 남북교류와 협력의 지혜를 얻고자 연재한다.(편집자 주)
<김정일위원장과 양빈의 관계>
(지난호 이어) 김정일위원장은 북한의 이처럼 특수한 역사시기에 양빈을 택했다. 양빈은 네덜란드 국적의 중국인으로 중국에서 이미 수준 높은 재배농업을 진행 중이었으며, 당시 수많은 곤경에 처해있던 북한이 가장 먼저 풀어 나가야할 문제가 농업문제였다는 점과 맞아떨어져 그에게 특수한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2001년 1월15일부터 20일까지 5박6일 비정식 중국방문에서 김정일은 상하이(푸둥)개발신구와 상하이 베이얼사, 상하이 증권거래소, 상하이 보산철강그룹, 장강하이테크원구와 손교현대농업개발구역 등을 참관했다. 그때까지 농업문제는 북한경제발전의 걸림돌이자 돌파구라는 양면적 모순을 안고 있었다. 때문에 김정일은 유독 농업개발구의 유리온실과 그 안에서 재배되고 있는 각종 야채 및 천태만상의 화훼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김정일은 귀국 후 바로 중국주재 북한대사관에 중국 유리온실과 관련된 상황들을 자세히 파악하여 보고할 것을 지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수된 관련 자료들을 통해 김정일은 유리온실설비와 기술방면의 최대 공급자이며 중국계 네덜란드인 양빈이 당시 선양에 네덜란드 촌이라는 현대농업기지를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곧 그를 평양에 초청키로 했다. 2001년 4월 양빈은 처음 북한을 방문했다.
그는 북한의 주요관리들과 수차례의 회담을 거쳐 네덜란드유라시아그룹의 명의로 북한원예총사와 합작하기로 협의했다. 이어 공동투자로 총자산이 2,200만 달러에 이르는 ‘평양─유라시아합영사’를 설립함으로써 최초의 북한현대화 농업 사범지역을 세웠다. 1기 공정은 50헥타르였으며 현재의 각종 야채와 과일 등이 끊임없이 생산되어 평양시민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이곳 현대화농업기지를 방문한 김정일은 시찰 후 매우 만족해했다. 이로 인하여 그는 가는 곳 마다 사람들의 환영을 받았으며, 평양의 TV와 신문에 그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평양사람이라면 모두 알 만한 사람이 되었다. 양빈은 북한정부에 낙후된 농업 상황의 변혁을 건의하여 1년 중 반만 일하는 관습을 버리고 1년 내내 야채, 과일, 화훼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열하우스를 전국에 보급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 각지에 농업시범기지 건립을 계획하고 외자 합작을 영입하여 목축농장과 포도농원을 건립했다.
나는 양빈과 함께 오스트리아의 농장주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농업전문가와 평양교외를 방문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여러 번 북한정부의 신임과 북한인민의 환영을 받은바 있는 양빈은 결국 김정일에게 채택되어 신의주건립특구에서 계획과 시책을 맡아 줄 것을 제의 받았다. 양빈은 “신의주 특구의 새로운 구상은 중앙3대 지도자의 구상과 부합된다. 등소평은 중국으로 하여금 가난에서 부(富)로 나아가는 개혁개방을 제시했다.
현재 WTO에 가입한 중국은 이미 국제사회에 완전히 발을 들여 놓았다. 북한이 개방을 희망하여 국제화의 연결통로로써 신의주특구를 개발하는 것은 강택민 주석이 아-태회의에서 연설한 ‘평화와 발전’이라는 주제와도 맞물린다. 신의주특구의 개방은 중국의 50만 인민에게도 취업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라고 여기고 있다.
<신의주 특구는 누구의 발상인가?>
신의주특구의 구상은 김정일이 고안해 내고 양빈이 추진하여 실행한 것이다. 신의주특구개발은 김정일의 개혁개방에 있어서 중요한 시책 중 하나이다. 1984년 북한은 ‘합영법’을 제정하여 적극적인 외국자본 흡수에 나섰다. 90년도 초에 이르러 북한이 들여온 외자의 계약전액은 1억 달러에 달했다. 북한은 두만강의 나진, 선봉지대에 자유경제무역지구를 설립하여 외국으로부터의 투자유치에 힘썼다. 그러나 나진, 선봉지구는 중국 동북의 길림성과 맞붙어있어 교통이 불편하고, 외자유치의 거래 성립을 명확히 드러내지 못했다.
또 북한의 관료가 직접 관리하였으며 국제사회의 시장경제와의 거리가 가깝지 않은 관계로 성공하지 못했다. 그 후 북한 정부는 나진, 선봉지구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성에 공업지구 설립을 결정하고 한국의 기업자가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북한은 외자와 대외무역의 발전을 흡수하기 위해서 중국의 단동과 마주하고 있으며 압록강과 연결되어 있다.
단동은 고속도로와 철로, 공항, 항구가 있어 교통이 편리하며 개혁개방 후, 경제방면에 있어서 매우 급속한 발전을 보여 왔으므로 풍부한 각종 물자와 과학기술물품 및 단동을 거쳐 가던 중 단동시의 지도자를 차안으로 청하여 자신의 관심부분에 대하여 자세한 상황을 물었다. 나는 이때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의 개방을 결심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일위원장은 나진, 선봉 자유무역 지구의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진일보 한 개방을 추진했으며 더욱 개방된 국제관례에 부합하는 외자 흡수 정책을 폈다. 신의주특구를 처음 구상한 것은 김정일이며 양빈이 그 시행을 추진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본 남북관계 정세의 관점>
나는 한국정부의 대북 완화정책에 매우 찬성하는 바이다. 귀국의 노무현대통령은 남북화해를 주장하고 남북의 각계각층의 정부 관료를 수차례 접촉했으며, 최근 열린 장성급회담에서 결정된 해상조치는 반세기만에 서로를 선전한 것이다. 한국은 이미 북한 최대의 지원국이자 무역에 있어서의 동반자이다. 2002년도의 무역수지 4억 달러, 2003년에는 7.2억 달러에 달했다. 한국농림부는 현재 대북 농업 진흥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한국의 일부 기관에서의 북한의 전력과 철도시스템의 정상적인 가동을 위해 힘쓰고 있다. 올해 7월부터 한국통일부는 북한의 뉴스프로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그리고 남과 북은 최초로 쌍방 간의 남북한 선박을 통한 직접통행과 통상계획을 실현하게 됐다. 이는 매우 놀랄만한 변화이다. 대만과 중국대륙도 현재 직접 해로의 개통을 통해 통상을 하고 있다. 남북 양측은 각각 무역항 7곳을 상대측 선박에 개방했다. 이는 모두 희소식이다. 제3차 6자회담에서도 어느 정도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한반도 형세의 완화는 우선 한국과 북한관계의 완화에 달려있다. 남과 북은 한민족이며 어떤 일이든 서로 대화로 해결할 수 있고, 한반도의 핵 위기와 통일문제 등도 모두 대화와 정치적 협상 등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남북이 함께 자리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통일은 더더욱 원치 않는다. 심지어 일본의 우익세력과 정치가, 혹은 일부 학자들은 남북관계의 정세가 긴장상태에 있는 것을 반긴다. 그들은 항상 ‘북한의 위협’과 ‘제2의 한국전쟁’이라는 것을 빌미로 자국의 군사적 힘을 키우며 새로운 군사대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 동북아국가들이 모두 관심을 갖는 일본의 동향은 바로 그들의 침략 역사이다. 왜냐하면 과거 일본의 침략을 받은 바 있는 한국, 북한,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하여 그들은 단 한 번도 사죄하지 않았으며 침략의 역사마저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개혁개방을 진행 중이며 경제건설과 평화적인 대외관계를 실행해 옮기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결코 원치 않는다. 중국은 UN 상임이사국으로 핵 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한 국가이며, 국제평화 유지와 핵 비확산체제에 대하여 모두 회피할 수 없는 책임이 있다.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한다. 중국은 동북아시아의 국가와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북한과는 특수한 우의 관계에 있다.
중국은 핵문제에서 언제나 객관적이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핵문제는 한반도 양국이 반드시 겪어야할 문제이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핵문제는 또 후계자 계승을 앞두고 있다. 남북관계도 좋고, 북미관계도 좋지만 국제규범 하에서 모두 평화적 회담으로 해결해야 하며, 남북 양방의 문제가 잘 성사되면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확고한 뜻이 있는 자가 필경 사업에 성공할 것(有志者事意成)’을 믿는다. 정리/ 현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