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주 기자의 '적폐청산積弊淸算'
현성주 기자의 '적폐청산積弊淸算'
적폐청산을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적폐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이고, 청산은 서로 간에 채무ㆍ채권 관계를 셈하여 깨끗이 해결함. 혹은 과거의 부정적 요소를 깨끗이 씻어 버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요즘 우리사회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 중 하나인 적폐청산의 뜻은 과거에 있었던 잘못된 부정부패의 결과물들 그리고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사회에서 암암리에 묵인되고 있는 비정상정인 관행에 대한 척결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적폐청산이라는 단어는 중국 고사에서 빌린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역사에서 나온 말도 아니다. 다만 지난 30여 년 동안의 군사정권이 무너지고 진보와 보수의 정치권들의 정권을 잡고 물러나면서 생긴 단어다.
이 말의 뜻은 너무 좋다. ‘적積(쌓을 적)’의 뜻은 우리가 은행에 적금 들었다 할 때 그 ‘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폐弊(폐단 폐)’는 어떤 일이나 행동에서 나타나는 옳지 못한 경향이나 해로운 현상이다. ‘폐단弊端’이라고도 한다. ‘청淸(청소 할 청)’과 ‘산算(셈 산)’의 청산 역시 청소하듯이 서로 깨끗하게 계산해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된다는 의미지만 그 안에는 벌 받을 것은 벌 받고 상 받을 것은 당연히 받아야 된다는 뜻이 담겨있다.
원래 적폐청산이라는 단어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경제, 스포츠, 교육, 종교 등 여러 분야에서 적폐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가리지 않고 사용하는 단어였으나, 2016년 가을 정권교체의 시작점이 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이후 사용이 급증하면서 박근혜 퇴진운동의 주된 구호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19대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가 적폐청산을 공약 중 하나로 삼아 이 단어가 마치 정치권의 화두인양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 정치권은 지금 적폐청산이라는 정책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여당이 이 정책을 펼치면 야당은 정치보복, 혹은 포플리즘이라는 공격을 하고, 야당은 신(新)적폐청산이라는 용어를 가지고 정부 여당을 공격하면 여당은 야당과 똑같은 방법과 논조로 공격을 한다.
‘진실은 결코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정치의 진실 역시 결코 침몰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다음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면 또 다시 적폐청산을 하려는 정치인들의 사고는 정말 잘못된 정치적 미숙함으로 여겨진다.
어쨌든 문재인 정부는 과거의 관행처럼 여겨졌던 부패 등에 대해 칼의 각을 세웠다. 물론 이런 모습에 반대하는 세력들도 많다. 이 정권의 적폐청산에 대해 어느 야당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이라는 그럴듯한 구호를 가지고 당선되었다. 너무 과거 일만 집착하면 안 된다.
미래에 대한 대비가 너무 부족하다. 과거보다는 미래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며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의 의지를 폄하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여당의 의지는 강하다. 지난 8월 14일 문재인 정부는 최우선 국정과제인 적폐청산을 뒷받침하기 위해 당 적폐청산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위원회는 촛불혁명을 근간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적폐청산 의지를 확인하고, 적폐청산을 위한 법·제도·문화적 개혁을 추진해 국민 열망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인 △촛불혁명의 완성으로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 △더불어 성장으로 함께하는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 안전한 대한민국 △지속가능한 사회, 활기찬 대한민국 등 4대 비전과 함께 적폐청산을 내걸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이런 청산이 다음 선거를 위한 포플리즘이나 혹은 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이용되어서는 인 될 것이다.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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