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세이, 노마지지(老馬之智)의 지혜
문화에세이/ 어린이들은 가정의 꽃 노인은 지혜의 등불
노마지지(老馬之智)의 지혜
관중(춘추시대 제(齊)나라 정치가 BC.716년 ~ BC.645년 추정)이 제환공(제나라 15대 제후 ? ~ BC.643년)과 고족국(중국의 상과 주 시대에 요서 지역에 위치했던 제후국으로, 기원전 664년 제환공에게 멸망되었다)을 정벌하러 가던 중 산속에서 길을 잃자 관중은 제환공에게 “신이 듣건대 늙은 말은 길을 안다고 합니다. 이 말들은 여러 전투를 경험해서 길을 잘 안다고 합니다. 이 늙은 말 몇 필을 골라 말들이 가는 곳으로 뒤 따라 가십시오.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환공이 늙은 말을 풀어 마음대로 가게하고 군사들이 이를 따랐다. 마침내 제나라 군사들은 산속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여기서 만들어진 고사성어가 바로 노마지지(老馬之智)다. 이 이야기는 <한비자>의 ‘설림(設林’)편에 나오는데 유능한 현자들도 알지 못하는 일이나 사건이 생기면 늙은 말과 개미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는 제나라 관중의 가르침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문제는 급속한 사회변동으로 농촌보다 도시에서 더욱 심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농촌의 경우도 심각하며, 특히 농촌의 저소득층 노인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노인문제의 해결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노인의 요구에 기초하여 복지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노인의 요구는 처해진 환경에 따라 다양하여 식생활의 향상, 용돈, 경로당 건립, 친지들의 내방, 신병의 무료 치료, 소일거리, 시중자의 도움, 독방의 필요성 등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노인 한 명이 숨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나이 많고 힘이 없어도 그들의 경험과 지혜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 노인은 지혜의 상징이다. 많은 일을 경험하여 비록 말도 많지만 지혜도 많다. 추잡한 겉모습을 싫어하기보다, 아름다운 지혜를 그 속에서 우리는 배워야 한다. 노인을 공경하고 노인을 보호할 줄 아는 사회는 복된 사회가 된다. 어린아이들이 가정의 꽃이라면 노인은 지혜의 등불이기 때문이다.
<‘집에 노인이 안 계시면 빌려서라도 모셔라’>
오래전 미국의 인디언들은 넓은 평원 한복판에 장막을 치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평원에서 불이 나더니 마을을 향해 사방에서 덮쳐오는 거센 불길에 마을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때 어느 노인 한 명이 “큰 원을 긋고 그 안에 불을 붙여라”“ 마을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노인이 시키는 대로 했다. 불에 타버린 공간이 어느 정도 나타나자..노인이 다시 외쳤다. ”모두 그 불탄 자리위에 올라서시오!“ 노인은 한번 불에 탄 자리는 다시 불이 탈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마을 사람들을 지혜로 무사히 구해내었다. "백발은 인생의 면류관" 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은 다양한 정보 습득으로 지식수준이 높다, 하나 인생을 살면서 몸소 배운 ‘진짜 경험’에서 나오는 삶의 지혜는 따라잡을 수 없다. ‘늙어가는 시간은 모든 것을 가르친다’라는 서양속담이 있다. 늙는다는 것은 단순한 늙음이 아니라 쌓아올린 교양처럼 고귀하고 원숙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집에 노인이 안 계시면 빌려서라도 모셔라’라는 그리스 속담도 있다.
그러나 노인이 우리사회의 중요한 자산이 되려면 노인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 “비참할 때 행복한 시절을 회상하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 이 말은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일본의 여류작가인 시오노 나나미는 자신의 저서 《남자들에게》에서 오늘을 사는 노인들에게 이런 충고를 건넨다. “자기 나이를 잊지 말 것, 억지로 젊은 척하지 말 것, 사랑을 하되 자신의 나이에 맞는 방법의 사랑을 할 것” 그리고 괴테는 “더 이상 사랑하지도 헤매지도 않는다면, 그런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노인의 탐욕이란 나그네길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노잣돈을 더 마련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것이 아닌가?” “말로 자기 인생을 변호해야 하는 노년은 불쌍하다” “백발이나 주름살로도 갑자기 권위를 만들 수는 없다. 권위란 명예롭게 보낸 지난 세월의 마지막 결산이다” 이런 정신으로 노인 스스로가 자신을 잘 추수르고 다듬으면 분명 우리사회는 매우 맑아지고 부유해질 것이다.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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