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석 기자의 '당뇨약이 당뇨병을 못 고치는 이유'
건강칼럼
당뇨약이 당뇨병을 못 고치는 이유
췌도, 인슐린, 글루카곤, 호르몬 밸런스, 염증에 대해 이해를 하면 당뇨병예방이 가능하다. 췌도에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 글루카곤을 분비하는 알파세포 등 다양한 세포들이 함께 모여 있다. 혈당이 올라가면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을 분비하고 혈당이 내려가면 알파세포에서 글루카곤을 분비한다. 당대사작용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에 대한 알아보기로 한다.
정상적인 젊은 사람들의 경우 췌장 안에 췌도가 100만개 정도 들어있다. 공복혈당장애 즉 당뇨전단계인 경우 췌장 안에 췌도가 50만개 정도 있다. 정상적인 젊은 사람과 비교해 절반정도 파괴된 것이다. 당뇨로 판정이 되면 30만개 미만으로 추정이 된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들이 파괴되기 시작하는 시점인 비만에서부터 당뇨병예방이 필요하다. 성인당뇨병의 경우 85%가 비만을 거쳐 당뇨병으로 진행된다. 비만이 되었을 때 부터 염증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췌도가 파괴되고 췌도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이란?>
글루카곤(Glucagon)은 췌장의 알파 세포에서 생산되는 펩타이드 호르몬이다. 체내의 혈당의 양이 기준치 이하로 내려갈 경우 췌장에서 글루카곤을 분비, 간에서 글리코젠을 포도당으로 분해해 혈당량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인슐린과는 반대 작용을 하고, 따라서 글루카곤과 인슐린은 피드백 관계에 있다.
글루카곤은 일반적으로 포도당신생합성과 글리코겐 분해를 촉진하여 혈중 포도당의 농도를 증가시킨다. 포도당은 다당류인 글리코겐 형태로 간에 저장되어 있다. 간세포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글루카곤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간세포는 글리코겐을 포도당 분자로 분해하여 혈류로 보낸다. 저장된 글리코겐이 고갈되면 글루카곤은 간과 신장으로 하여금 포도당을 새로 합성하게 한다. 글루카곤은 간에서 일어나는 해당을 차단하고 해당 과정의 중간체들이 포도당신생합성에 참여하도록 한다. 글루카곤은 또한 지방 분해를 통한 포도당 생성 속도를 조절한다. 제1형 당뇨병 같은 인슐린 억제 상태에서 글루카곤은 지방 분해를 유도한다.
<저혈당에 빠졌을 때 사용>
심한 저혈당으로 의식이 없거나 혹은 다른 이유로 포도당을 섭취할 수 없는 환자의 경우 응급처치로 글루카곤을 주사한다. 췌도, 인슐린, 글루카곤, 호르몬 밸런스, 염증에 대해 이해를 하면 당뇨병이 쉽게 이해된다.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오르고 당뇨약을 먹으면 혈당이 내려간다. 이게 반복이 되면 될수록 혈당의 오르락내리락 즉 롤러코스터현상이 일어난다.
밀가루, 설탕, 흰 쌀 등 혈당수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고 당뇨약은 강제로 혈당을 떨어뜨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뇨약이나 인슐린주사가 혈당을 강제로 끌어내리는 과정이 반복이 되고 췌장에 부담을 주게 되고, 인슐린과 글루카곤 밸런스가 깨지고 염증이 증가하면 췌장이 망가지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혈당의 롤러코스터 현상이 반복되고 그 결과 염증이 췌장을 망가뜨리게 된다.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고 떨어지는 것이 반복될수록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들이 망가지면서 줄어들게 된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혈당이 안 올라가게 미리 막을 수는 없을까?>
췌장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처음부터 혈당을 올리지 않고 췌장에 생기는 미세염증을 막아주는 대안은 식이요법과 운동이다. 췌장이식이나 췌도이식처럼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들을 이식해주는 것이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들이 파괴되지 않도록 미리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즉 예방이 치료보다 더 중요하다.
<혈당조절과 염증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
혈당조절을 잘 한다고 염증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강제로 혈당을 떨어뜨리려고 당뇨약을 먹는 것이 인슐린과 글루카곤 호르몬 밸런스를 깨뜨리고 염증을 더 악화시켜서 췌도를 망가뜨린다. 그로 인해 더 강한 약이나 인슐린주사를 장기간 사용할수록 혈관염이 심해지고 당뇨합병증이 심해져서 사망에 이르게 한다. 당뇨합병증은 혈관염에서 시작이 된다. 염증을 치료하지 않고 혈당만 조절한다고 당뇨합병증이 치료되지 않는다. 제가 처음 당뇨병 연구를 할 때 당뇨병의 정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인슐린이 있어도 제 기능을 못해서 생기는 병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혈당조절이 당뇨병을 사라지게 하는 게 아니고 당뇨약을 먹을수록 당뇨병은 더 악화된다. 혈당이 올라서 당뇨약을 먹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한 약으로 바꾸게 되고 하루에 한번 먹던 약을 하루에 두번 먹게 되고 결국 약으로 혈당조절이 안 되면 인슐린주사를 맞게 되고 당뇨합병증에 걸려 사망에 이르는 과정을 ‘당뇨병환자의 사망공식’이라고 부른다.
당뇨말기에 쓰러지는 당뇨환자의 대부분은 저혈당 때문에 쓰러진다. 혈당을 강제로 떨어뜨리는 당뇨약의 부작용과 인슐린 과다투여가 원인이다. 당뇨약과 인슐린주사가 과연 좋은 것일까? 염증으로 인해 췌도가 망가지기 전에 예방을 하려면 운동과 식이요법이 중요하다. 글/ 배용석 의학담당기자(서울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연구원, 스마트푸드디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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