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주 기자수첩/ '매너와 에티켓이 있는 정치'
현성주 기자수첩/ '매너와 에티켓이 있는 정치'
우리 북경기신문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지역신문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분명 있기 때문에 중앙의 일간지에 비하면 그 파급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는 자긍심만은 어느 신문에 비해 절대 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 이런 글을 올리는 이유는 요즘 우리나라가 돌아가고 있는 ‘꼴’이 너무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대한민국의 정치에는 매너와 에티켓이 없는 것 같다. 제발 매너와 에티켓이 살아 숨 쉬는 정치가 꼭 필요하기에 비록 지역신문이지만 한마디 하는 것이다.
매너는 ‘manarius’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다. 사람의 행동과 습관을 의미하는 단어 ‘manus’와 방법과 방식을 뜻하는 ‘arius’의 합성어인 ‘manarius’는 사람과의 관계에 더 치중한다. 그래서 매너는 ‘좋다’와 ‘나쁘다’로 구분된다. 예를 들면 여행지에서 다른 여행객의 무래한 행동으로 불쾌한 경험을 한 적은 없는지? 반대로 나의 사소한 실수나 예의 없음에 상대가 불편해 한 적은 없는지? 상대에 대한 기본 예의와 작은 친절은 상대에게 그리고 본인에게 모두 유쾌한 경험을 갖게 한다. 타인에 대한 배려는 자신의 대한 배려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매너다.
에티켓은 ‘estiquier’라는 프랑스어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루이 14세가 집권하던 17세기, 궁중 법도와 규칙이 까다롭던 시절. 궁중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은 그 법도와 규칙을 지켜야 했고, 이 법도를 성 안뜰 벽에 붙여 놓던 것을 에티켓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에티켓은 ‘있다’와 ‘없다’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시 루이 14세의 베르사유 궁전에는 화장실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궁전을 찾은 귀족들이 숲속에서 아무렇게나 볼일을 보자 경고문으로 ‘에티켓’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어쨌든 에티켓은 ‘있다’와 없다‘로 구별되지만 일부에서는 ’한다‘ ’안한다‘로 구별된다고 한다.
영국 여왕이 청나라 사신을 위해 만찬을 열었을 때의 일이다. 청나라 사신은 핑거볼(손가락 끝을 씻기 위한 물을 담은 작은 그릇)에 담긴 물을 마시는 물로 오해하고는 그 물을 마셔 버렸다. 이 모습을 본 영국 여왕은 당황한 기색 없이 자신도 그 물을 마셨고, 만찬에 참석했던 다른 손님들도 모두 물을 마셔 청나라 사신의 실수를 덮어주었다. 진정한 매너이고 에티켓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굳이 에티켓과 매너는 다르다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제 우리사회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외국출장이 잦아지면서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와 에티켓이 꼭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에 몸에 익혀 놓아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일 것이다.
분명 정치는 대결이다. 그러나 대결 이전에 매너와 에티켓을 가지고 대결해야 한다. 서부영화를 보면 절대 뒤에서는 총을 쏘지 않는 것처럼. 이른바 ‘최순실’게이트를 보면서 대통령부터 매너와 에티켓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 그러니 대통령 밑에 있는 국무위원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또 여야를 막론하고 상대방의 작은 약점 하나만 보여도 시쳇말로 벌떼처럼 모여들어 서로 상대방을 욕하고 깎아내리는 모양을 보면 매너와 에티켓이 실종된 정치 같다. 벌써 2106년 끝자락이다. 그래서 올해가 가지전에 우리 정치에 매너와 에티켓이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꾸어 보았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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