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목 목사가 전하는 평화플러스
최승목 목사가 전하는 평화플러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의미(상)
이번호 평화플러스는 의정부에서 성장하고 미국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에서 수학한 후, 미국에서 기독교 TV, 라디오 설교자와 방송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는 최승목 목사(팜스프링스 감리교회담임목사)의 칼럼 ‘드럼프가 대통령이 된 의미’의 글을 요약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이번 미국 대선에서 CNN을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은 힐러리가 대통령이 될 것을 예상했다. 한국의 대부분 언론들도 이에 동조하였고, 몇몇 언론은 아예 트럼프 당선을 배제하여 방송 준비도 못했다고 고백했다. 여기서 미국 저변에 깔려 있는 민심과 신앙적인 관점에서 몇 가지 이야기 하고자 한다. 미국을 오해하는 많은 분들의 이해를 조금이나마 돕고자 필자가 경험한 미국의 일반 서민들의 삶과 신앙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미국에 보수신앙을 가진 분들 가운데 많은 수가 여성 지도자를 용납하고 있지 않다. 필자는 2004년 미국에 이민을 와서 미국인 교회 두 곳을 빌려서 목회를 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빌린 교회가 미국 동부 워싱턴 DC근교 시골에 있는 교회로, Bible Baptist Church 라는 곳을 빌려서 한인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이 교회는 아주 보수적인 교회였다. 이 교회는 영어성경 중에서 가장 오래된 버전인 KJV(King James Version)을 사용하고, 여성은 바지를 입지 못하고 짧은 치마도 안 되고 긴치마만 입을 수 있다. 또한, 여자가 교회의 지도자가 될 수 없었다.
두 번째 필자가 빌려 쓴 미국인 교회는 미국 전역에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Calvary Chapel을 빌려서 사용하였다. 이 교단의 해마다 주최하는 컨퍼런스에도 참석하였는데, 이 교단의 처음 교회는 히피족들이 모여서 성경공부를 하고 현대 음악을 찬양으로 불러 놀라운 부흥과 성장을 이룬 미국의 대표적인 교단이다.
이 교회는 상당히 서민적이고, 자유분방한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남자를 지도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 뿐 아니라 미국의 보수적인 많은 교단들, 침례교를 비롯한 보수신앙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신앙을 바탕으로 가지고 있다. 펜실베니아에 모여살고 있는 메노나이트 집단과 아미쉬 집단들도 자기들만의 공동체를 이루면서 성경적으로 살려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여성 지도자는 생각할 수 없다. 그곳을 수차례 가보면서 느낀 것은 그곳에서 가장 어른인 남성이 그 공동체를 이끌어 가고 있었다. 미국은 어마어마하게 큰 땅을 가진 나라로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신앙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외부로 알려지는 미국은 미국의 주요 큰 도시의 모습들만이 미국으로 왜곡되어 보여 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이미 민주당 대선 후보로 여성 후보자가 된 것에 대해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최승목 목사가 전하는 평화플러스
두 번째, 트럼프의 막말과 여성폄하 황당한 발언들에 불구하고 어떻게 그를 찍을 수 있는가 반문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당시 선거 쟁점으로 힐러리는 거짓말을 하였다는 분노가 있었고, 트럼프는 막말했다는 구도가 형성되었다. 막말과 여성폄하, 인종차별적인 표현들은 유권자들을 유쾌하게 하지는 않았지만, 힐러리의 이메일 사건에 대한 거짓말은 그녀가 정직하지 않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래서 트럼프가 내가 당선이 되면 힐러리를 구속시킨다 했을 때 열광하는 지지자들이 적지 않게 있었고, 미국 여러 곳에서 ‘힐러리를 감옥에’라는 피켓과 빌보드가 설치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닉슨 대통령을 탄핵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은 불법 감청도 문제지만 그 사건에 대한 거짓말이 탄핵의 큰 요인이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세번 째, Rust Belt 의 분노이다. 이번에 트럼프가 휜쓴 곳이 Bible Belt 와 Rust Belt 이다. 보수적인 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지역들과 산업 경제가 마비 된 지역에서 당선이 결정 되었다. 그런데 사실 러스트 벨트는 강성 노동조합이 활발한 곳으로 전통 민주주의 텃밭이었다. 그곳은 본래 미국 제조업의 메카였던 곳으로 오하이오, 펜실베니아, 미 북구와 중서부 지역을 가리키는 곳이다. 적어도 100년간 미국의 산업을 주도했던 그곳이 지금은 슬럼가로 변해버렸다.
말 그대로 곳곳의 산업 현장이 녹슬어 버려 폐허가 되어 버렸다. 이에 따른 미국 노동자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여기에는 신흥경제 부흥국 중국과 한국 그리고 멕시코와 더불어 일본까지 미국 경제에 피해를 주고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고 생각하는 노동자들이 적지 않게 있다.
네 번째, 복음주의 신앙층들의 결집을 들 수 있다. 이 부분을 많은 언론들이 간과하는 것 같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전체적으로 기독교적인 신앙과 사상을 가지고 있다. 복음주의 81%가 그를 지지 했다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복음주의 계열이 아닌 이들도 적지 않게 영향을 받았으리라 본다. 청교도 102명이 시작한 나라가 미국이다. 복음주의 계열에 잘 알려진 존맥아더 목사는 투표 이틀 전 그의 설교에서 낙태 반대, 동성애를 지지하는 민주당을 지지할 수 없다고 설교했다. 그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왜 투표에 영향이 없었겠는가? 요즘은 미디어의 발달로 그의 영향력이 지역을 넘어서고 있다. 소위 복음주의 근본주의 보수 신앙을 고수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다수 큰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프랭클린 그레이엄, 빌리 그레이엄의 아들인 그 역시 일찍이 트럼프를 지지하였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결집하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다섯번째, 언론 편향의 반작용이 있었다고 본다. 금번 미국 언론은 트럼프에 대해서 상당히 편파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요즘 SNS의 발달로 CNN의 편파성에 대한 왜곡이 널리 퍼지게 된 것도 힐러리의 패배 요인 중 한 요인으로 보여 진다. CNN의 대표 앵커인 앤더슨 쿠퍼슨(Anderson Coopers)는 힐러리와 트럼프의 양자대화에서 트럼프의 발언을 두 배 가까이 저지한 것은 차지하고도, 대놓고 5살 어린아이 같다고 하거나, 그의 말실수에 관해서는 하루 종일 속보로 내보낸 것은 상당히 편파적이었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CNN이 트럼프가 생중계 때에 계속해서 무수히 많은 관중을 비추지 않고 의도적으로 트럼프만 잡아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 보여주지 않는 반면, 힐러리의 연설은 텅텅 비어 있는 곳에서 연설하는 그녀를 관중과 오버랩으로 클로즈업 촬영을 해서 꽉찬 모습으로 왜곡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요즘은 여러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실시간 페이스북에 엄청난 인파의 모습이 올라오고, 힐러리의 연설 모습이기 실시간 미디어에 올라오면서 실제로 힐러리의 열풍이 트럼프에 미치지 못함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여섯 번째, 주류 기득권층과 정치인들에 대한 반감이 이번 대선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이미 이런 기류는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신자유주의에 대한 시위에서 벌써 감지 할 수 있었다. 월가의 큰손들이 적극적으로 힐러리를 지지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힐러리가 국무장관에서 퇴임한 이후 16개월 간 그가 받은 강연 수임료가 3,000만달러에 달했다고 하니, 1년 4개월 만에 3백억원이 넘는 돈을 거두어들인 그녀의 강연이 순수한 강연으로 보는 일반 대중은 없었을 것이다. 그가 강연료를 받은 기업들이 골드만 식스, JP 모건 등 신 자유주의를 이끌고 가는 1%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었다.
미국의 Rust Belt는 실직자들로 넘쳐나고 있는데, 정치 명문가로 불리는 그녀는 계속해서 그의 남편과 함께 정치적 권력을 이용하여 부를 확대하고 있었으니, 일반 서민들이 그녀가 민중을 위할 것이라고 어떻게 생각 할 수 있었겠는가? 특히 클린턴 재단은 사우디 아라비아로 부터 2,500백만 달러가 넘는 후원금을 받았고, 힐러리의 대선자금의 25%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원했다는 이메일을 폐기 한 의혹을 받은 것이다.
금번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보지 못했던 요인 중에 미디어의 요인이 주효했다. 100대 언론 모두 힐러리의 승리를 점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 언론에 영향을 받은 해외 언론, 특별히 한국 언론들이 오판했음은 당연하다고 보여 진다. 그러나 공화당 예비 경선에서 16명의 후보와 경쟁에서 승리한 사실 하나 만으로 그 것이 하나의 우연이나 해프닝으로 여기면 안 되었던 것이다.
미국의 언론이나 정치학자들 대다수 힐러리를 점 쳤으니 할 말은 없다. 아마도 주요 정치학자 중에 유일하게 노포스 (Hermut Norpoth)교수만이 트럼프의 당선을 확신 했던 것 같다. 그는 뉴욕 스토니 브룩 대학에서 40년을 가르친 정치학자이다. 그가 개발한 프라이머리 모델에 의하면 트럼프의 당선 확률을 87-99%로 보았다. 그의 모델로 지난 6차례 대선 결과를 모두 맞추었다. 그가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서 내린 여러 요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변화를 주장하는 후보는 결함이 있어도 유권자들이 변화를 원하기 때문에 후보자의 결함을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How to 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변화의 슬로건을 걸었고, 힐러리는 주류정치인 중에서도 로얄 정치인으로 경험과 경륜 후보임을 강조하였다. 미국이 보이지 않는 불만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 것 같다. 월가에서 시작된 신자본주의 세계화에 대한 시위가 미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일반 서민들의 피부로 느끼는 문제점 보다 여전히 성과 인종 그리고 차별에 집중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오히려 미국의 일반 서민들은 오히려 역차별에 대한 불편함을 느낀지가 오래된 것 같다.
그의 책 ‘절름거리는 미국’이 베스트셀러로 입에 오르고, 그의 책에서 그는 미국의 기성 정치권의 문제점과 그동안 산적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정치인이라면 말하기 어려운 것 까지 거침없이 말함으로 일반인들이 대리 만족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변화에 대한 열망, 우리를 구원할 영웅을 기대한 것이 아닌가? 쉽다.
좋든 싫든 이젠 결과가 났다. 아직 취임식도 안했으니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미국은 보호무역주의 형태로 가게 될 것이고, 나라는 더 우익화, 보수화, 자국 우선 정책을 펼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의 좌 편향적인 정책들이 수정, 폐지 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보수 기독교의 목소리가 강경해 질 수 있고, 어쩌면 트럼프가 말한 대로 강한 미국으로의 회귀가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찬반양론이 심한 가운데 미국의 빚이 천문학적인 것이 사실이고, 방송에서 공공장소에 메리크리스마스 라는 말도 마음대로 못하는 것도 사실이 되어 버렸다.
앞서 언급한 노포스 교수의 말처럼 한 정당이 연임해 8년을 집권하면 집권 정당에 대한 피로와 불만이 높아져서 변화를 추구하는 대중들에 의해 반대쪽으로 승리의 추가 기울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무언가 변화를 달라는 것이 이번 미국의 민심이었음이 확인 되었다. 헤겔의 정반합 논리대로라면 좌로 우로 한 번씩 왔다 갔다 하면서 앞으로 전진하는 게 아닌가 쉽다.
민주주의는 내 뜻이 아니어도 대의를 따라 투표 결과를 따라 힘을 모아 주는 것이다. 결과에 따라 하나가 되어 함께 지지해 주는 것이 성숙한 시민 정신이 아닌가 쉽다. 과거의 실수와 부족한 점은 뒤로 하고 모든 미국인이 한 마음으로 미국을 더욱 성숙한 나라로 변화 시키기를 소망한다. 글/ 최승목(팜스프링스 감리교회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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