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주의 기자수첩 '추석연휴 프리미엄'을 노리는 정치권
현성주의 기자수첩 '추석연휴 프리미엄'을 노리는 정치권
추석(秋夕)은 음력 팔월 보름을 일컫는 말이다.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며 또한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연중 으뜸 명절이다. 가배(嘉俳), 가배일(嘉俳日), 가위, 한가위,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민족 최고최대의 명절이다. 이런 추석이 되면 고향을 떠난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담소를 나누면서 정을 나눈다.
정치인들은 이런 추석 같은 명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이게 되면 아무래도 정치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다른 어떤 나라 국민보다 정치인을 싫어하고 정치를 혐오하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만큼은 다른 어떤 나라 사람들이 따라오지 못 할 정도도 대단하다. 특히 OECD 가입국 가운데 우리나라처럼 대통령 선거에서 70% 정도 투표율이 나오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고 한다.
추석은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좋은 기회다.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서로가 소중한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하나가 된다. 그리고 가족끼리의 대화에서는 각자의 다른 생각, 다른 처지를 인정하고 품어주는 따뜻한 정(情)이 수반된다. 명절이 갖는 플러스 효과인 것이다. 그래서 정치권은 이런 '명절 프리미엄'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냐하면 내년이면 박근혜 대통령도 임기가 다 되어 물러난다. 정치권이 추석연후를 신경 쓰는 것이 바로 이런 가족들의 정치적 의견 때문이다.
어느 여론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 2명 중 1명이 명절 때 정치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이 조사는 지난해 추석연휴 때 나온 것으로 성인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추석연휴 때 '정치관련 대화를 나눌 것 같다'는 응답이 52%로 나타났다. 그리고 자기와 다른 정치적 색깔을 지닌 가족이 있으면 '설득할 것'이라고 말한 비율이 무려 70%였다고 한다. 그래서 추석이나 설 연휴 때만 되면 대통령을 비롯해 각 당의 대표들은 재래시장 등을 방문하여 길거리 음식을 먹으면서 서민들과 대화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쇼는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며칠 전 새누리당 대표가 파주에 있는 군부대를 방문해 1박을 하면서 점호와 사격 등을 하면서 안보체험을 하겠다고 했는데 참 어이가 없다. 대표야 하룻밤만 자고가면 그만이지만 그 부대에 있는 장병들은 무슨 ‘쌩 고생’을 해야 하는지 좀 길게 보는 안목을 가졌으면 좋겠다. 말이 옆으로 갔지만 어쨌든 명절연휴가 되면 여야를 막론한 이벤트성 정치적 대안을 내놓지 말고 현실을 바로 알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대안을 이번 추석연휴 전에 내놓아 온 기족들이 희망을 가지고 정치적 의견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정치는 민심을 거스를 수도 없고 거슬러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명절 때만, 선거 때만, 민심 타령을 늘어놓아서도 안 되는 것이다. 정치(政治)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다.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서로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인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명절에 나타나는 지금까지의 정치적 행태에서 벗어나 언제나 늘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몇 자 적어보았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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