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민정신(愛民精神)으로 만들어진 한글
기자수첩 한글날에 붙쳐
애민정신(愛民精神)으로 만들어진 한글
세종대왕(世宗大王 1397~1450)은 조선왕조 제4대 왕(재위 1418~1450)으로 인재를 고르게 등용하여 이상적 유교정치를 구현하였다.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측우기 등의 과학 기구를 제작하여 백성들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추진했다.
세종대왕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임금이라 칭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 그는 재위기간 중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한글을 만든 업적은 아무리 칭송을 해도 조금도 아깝지가 않은 엄청난 선물을 후손들에게 남겨주었다. 올해 569번째 한글날을 맞이했다. 한글날이 되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임금이 바로 ‘백성들을 어엿비 여겨 그들이 쓸 수 있는 말과 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독서와 공부를 좋아했으며 언제나 책을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공부벌레였다고 한다. 특히 세종은 재위기간 중 국방과 과학경제, 예술과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찬란한 업적을 많이 남겨 위대한 성군으로 지금까지도 추앙받고 있다.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라는 뜻으로 세종의 애민정신이 담겨 있다. 그는 학식이 높고 배움이 많은 양반이나 선비들을 위한 글이 아니라 진짜 백성을 위해 글을 만들었다. 훈민정음의 ‘훈(訓)’은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뜻한다. 당시 임금을 ‘백성의 지아비’ 라고 불렀던 것을 생각하면 세종 스스로 자신을 조선의 가장(家長)이라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 아버지가 자녀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만들어진 것이 바로 한글인 셈이다.
지금의 한글이라는 이름은 1910년 초에 활동한 국어학자(주시경 선생 등)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용되었다. 한글의 ‘한’이란 ‘크다’는 뜻으로 한글은 ‘큰 글’ 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한글날이 10월 9일인 것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는데,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에 ‘세종 28년 9월 상순’ 훈민정음 완성 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10월 9일을 한글날로 지정하게 된 것이다. 이 역시 날짜가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늦어도 세종 28년 음력 9월 10일 까지는 훈민정음이 반포된 것으로 추정되었기 때문에, 이것을 양력으로 환산하여 1946년부터 10월 9일을 한글날로 기념하게 되었다.
표음문자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한글의 특징은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훈민정음은 단순한 소리의 조합이 아닌 혀의 위치나 입술 모양, 인간이 소리를 낼 때 어떤 기관이 막히고 열리는 지까지 모두 분석하여 만들었다. 또한 한글은 만들어진 목적이나 원리가 분명한 것도 다른 문자들과 차이점이다. 자연 발생적인 다른 문자들과 달리,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글자가 전체 국민이 사용하는 국어로 사용되는 것 역시 한글이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유네스코 세계 기록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그것은 뛰어난 한글의 우수성을 이미 세계적으로 검증되었기 때문이며, 지난 1997년 유네스코는 훈민정음 해례본(보기를 들어서 풀이한 것)을 세계 기록 문화유산으로 등재 시켰다. 세계에서 우리의 한글을 인정하고 알아봐 준 것으로 우리는 전 세계 2900여 개의 언어 가운데 가장 우수한 문자를 사용하는 민족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우리가 일상에서 공기를 마시듯 사용하고 있는 한글의 소중함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넘쳐 나는 각종 외래어, 외계어, 신조어, 은어, 비속어 등으로 아름다운 우리말이 더렵혀지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한글은 표현 못 하는 발음이 거의 없는 유일한 문자다. 한글 자음과 모음으로 조합해 만들어 낼 수 있는 글자가 총 1만1172자다. 전 세계 언어 중에 표현하지 못하는 발음이 없는 거의 유일한 문자다. 지금은 안 쓰고 있지만,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당시 있었던 고어까지 포함한다면 아마 10만 자가 넘어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세종의 애민정신으로 만들어진 한글을 후손인 우리들이 더 발전시켜 잘 보존해야 할 것이다.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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