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답, 뻐카충, 핵노잼, 개이득, 솔까말, 갑툭튀의 뜻을 아십니까?
기자 수첩
고답, 뻐카충, 핵노잼, 개이득, 솔까말, 갑툭튀의 뜻을 아십니까?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고답, 뻐카충, 핵노잼, 개이득, 솔까말, 갑툭튀, 츤데레, 낄끼빠빠, 극혐' 같은 단어의 뜻을 기성세대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고답은 '고구마를 100개나 먹은 것처럼 답답하다'라는 뜻이고 뻐카충은 '버스카드 충전', 낄끼빠빠는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진다' 갑툭튀는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핵노잼은 ’핵폭탄급으로 재미없다. 개이득은 엄청난 이득을 챙겼다. 솔까말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츤데레는 일본어(ツンデレ 쓴데레)로 ‘새침하고 퉁명스러운 모습’. 그리고 극혐은 극한의 혐오를 일컫는 말로 다할 극(極)과 싫어할 혐(嫌)의 합성어다. 젊은이들에게 이런 단어를 왜 사용하느냐고 물어보면 표준어는 '고리타분'하다고 한다.
모국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모국어는 그 나라의 말이면서 그 나라가 가진 정신이기 때문이다. 그 나라의 정신이 없다면 다른 나라 말을 아무리 유창하게 구사해도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다. 미국으로 이민 간 많은 우리나라 교포들 자녀 중 상당수가 영어에 익수하고 모국어는 부족하다. 그래서 많은 교포들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신을 담아주기 위해 다시 우리말과 글을 자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모국어를 모르면 자신의 주체성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뿌리를 모르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문제만 아니라 전 세계도 공감하고 있는 문제다. 오죽했으면 UN의 유네스코는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 다언어의 사용, 그리고 각각의 모국어를 존중하자는 뜻으로 매년 2월 21일을 ‘국제 모국어의 날(International Mother Language Day)’로 지정했을까? UN은 홈페이지 뉴스센터에 올린 글을 통해 “모국어 교육은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을 북돋고 언어적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라며 모국어 교육의 촉진에 나설 정도로 모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많은 언어학자들이 한글이야말로 전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며 누구나 배우기 쉬운 문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한글과 한국어는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의 동력이라는 것이다. 구텐베르크보다 앞서 금속활자를 개발한 사실에 머무를 게 아니라 한글의 힘을 키우고 오롯이 우리 것으로 만드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가 잘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다음은 너무나 아름다운 우리나라 말들이다. ‘미리내’ 은하수를 일컫는 제주도 방언. ‘꽃구름’ 여러 가지 빛깔을 띤 아름다운 구름. ‘온새미로’ 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눈바래다’ 멀리가지 않고 눈으로 배웅하다. ‘그루잠’ 잠깐 깨었다가 다시 든 잠. ‘도담도담’ 어린아이가 별 탈 없이 잘 자라는 모습. ‘안다미로’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 ‘미쁘다’ 믿음성이 있다. 믿을 만하다. ‘포롱거리다’ 작은 새가 가볍게 날아오르는 소리. ‘물비늘’ 잔잔한 물결이 햇살 따위에 비치는 모양. ‘달보드레’ 달달하고 부드럽다. ‘산돌림’ 옮겨 다니면서 내리는 비. ‘닻별’ 카시오페이아 자리.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허우룩’ 마음이 매우 서운하고 허전한 모양. ‘너나들이’ 서로 너, 나하고 부르며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 ‘윤슬’ 햇빛이나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잔물결. ‘바림’ 채색을 한쪽은 진하게 하고 점점 엷게 하여 흐리게 하는 일. ‘나비잠’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위로 벌리고 편히 자는 잠. ‘먼산바라기’ 먼 곳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일 또는 늘 그런 사람. ‘바람꽃’ 큰 바람이 일어나려고 할 때 먼 산에 구름같이 끼는 뽀얀 기운. ‘아람’ 탐스러운 가을 햇살을 받아 저절로 충분히 익어 벌어진 과실. ‘동살’ 새벽에 동이 터서 훤하게 비치는 햇살. ‘갈매 빛’ 검은 빛깔이 돌 정도로 짙은 초록색. ‘꽃 가람’ 꽃이 있는 강을 뜻하는 합성어. ‘가온누리’ 어떠한 일이 있어도 세상의 중심이 되어. ‘띠앗머리’ 형제자매 사이의 정. 등이 있는데 정말 예쁜 단어들이다.
인터넷상으로 떠돌아다니는 이상한 합성어나 너무나 많이 사용하는 외래어 물결 속에서 우리나라 말을 많이 사용 했으면 바람으로 적어 보았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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