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 의정부 시의원의 행감과 권리
데스크의 눈/ 의정부 시의원의 행감과 권리
2015년도 의정부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마무리 됐다. 15년 넘게 행감을 겪었지만 감사에 임하는 의원들의 노력은 늘 한 결 같이 천차만별이다. 어떤 의원들은 열심히 하지만 어떤 이들은 행정사무감사의 중요도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천금 같은 시간을 그냥 흘려버린다.
가장 한심한 건, 행감에서 조차 몰라서 집행부 공무원들에게 오히려 질문하는 의원이 있다는 것이다. 행감의 기본적인 메카니즘도 전혀 모르는 의원. 만약 알고도 그런다면 게으른 거다. 물론 모든 의원들이 다 같을 수는 없다. 사람의 생김새나 성격이 다 다르듯 노력 역시 사람마다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공인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특히 각자가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의원이라면 노력만큼은 서로 다른 게 자연스럽지 않다. 즉, 정치인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
의원들에게는 상시적으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의무가 주어진다. 하지만 행감은 의원들이 알고 싶어 하는 부분을 사전에 집행부에 요청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 다르다. 때문에 행감은 다른 의사일정과 달리 철저한 사전학습이 필요하다. 어떤 의원들은 밤을 새가며 문제점을 찾아 질의할 내용을 꼼꼼하게 자료로 작성하지만 어떤 의원들은 코빼기도 볼 수가 없다. 감사 현장이나 모니터를 통해 잠시 보지만 오히려 집행부 공무원들에게 묻고 있다 노력여하가 뚜렷이 드러나는 행감은 그들에게도 재앙이지만 시민들에게는 더 큰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지방의원은 지방의회 구성원 및 주민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지니며, 지방의회고유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지방의원은 정책 결정, 지방정부의 감시와 통제, 법령제정, 분쟁조정 및 민원 해결 등을 토대로 지역에 봉사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그 직위나 위치의 중요함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집행기관을 감시하고 통제하면서 지역의 다양한 이익을 조정하는 것이 지방의원의 고유한 역할이라는 점에서 지방의원들의 역할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의 정착과 주민복지 향상을 위해 지역주민의 다양한 이익은 지방의회를 통해서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 의원들의 의정활동 강화는 필연적인 것이다.
지방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지방의원의 정책 활동이 강화돼야 집행기관의 독주를 막을 수 있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익이 행정에 반영되는 주민 중심의 지방행정이 이뤄질 수 있다. 지방의원은 조례 제정, 행정사무감사, 정책대안 제시, 예산 심의를 통해 바람직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지방의회의 역할을 보다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제도적, 행태적, 환경적 측면의 개선도 필요하지만 지방의원 스스로 집행부에 대한 감시나 통제의 기능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방의원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선출직인 만큼 주민들의 지지를 받아야만 당선될 수 있지만 당선 후 활동은 행정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도덕성도 갖춰야 한다. 주민들도 이러한 인물이 지방의원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선거에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고 전문적 지식과 식견을 갖춘 인재를 뽑아야 한다. 특히 지방의원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도 중요하지만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대안을 제시할 줄 알아야한다. 정당정치의 가장 폐해인 당리당략에 얽매여 자신의 소신보다는 당의 정책에 따라 행동해서는 안 된다. 간혹 당의 정책이 지역 발전에는 오히려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당부하지만 지방선거에 출마할 때 지지를 호소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사항들을 잊지 말고 당선 후 선서했던 초심을 끝까지 지켜주길 바란다.
의정부시의회 의원들에게 행감은 의무가 아니다. 권리다. 한 해 동안 집행부의 행정을 꼼꼼이 분석해 시정을 요구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선거를 통해 얻게 된 권력과 권리를 생각하면서 권력을 옳은 데 사용하기 위해 주어진 권리는 포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부디 내년에는 연출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것은 의원 자신들의 양심이다. 글/ 황호(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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