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교 교장(의여고)의 교육단상
김만교 교장의 교육단상
“칭찬은 춤추게 하지만 인정은 생명의 존중, 자존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요즘처럼 사회적으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다양한 요구들이 학교를 향해 쏟아지는 때도 드문 것 같습니다. 학생 인권 문제가 대두 되면서 교권의 양상이 달라져야 한다는 주문도 들려오고 있고, 학습을 원하는 학생들은 학습권의 방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학교폭력의 문제가 심각하게 늘어나면서 교육의 본질과 다른 측면에 교육의 역량이 소모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학부모의 강력한 민원을 인내심 있게 참아내야 하고 학생들의 돌발 행동에 대처하는 능력도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사는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인성교육을 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교사는 거의 만능에 가까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괴감으로 상처받기 십상이지요. 참으로 요즈음 같이 교사가 힘든 시절이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교사의 능력문제로 돌리는 현실에 뚜렷한 대안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며칠 전 교육을 걱정하시는 원로 인사 몇 분이 ‘공교육 붕괴가 한국사회 붕괴로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더 늦기 전에 미래 세대를 위해 교육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라고 한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노동시장과 학교 교육의 괴리 해소, 인성교육 강화, 고교입시 및 본고사 부활 등 다양한 교육 관련 주제로 세미나도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김만교 교장(의여고)의 교육단상
교육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등을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이다’라고 말 합니다. 바르고 건강하게 그리고 슬기롭고 널리 이로운 사람으로 성장토록 돕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이 맞는지 바로 확인하는 정보시스템이 공유되어 있는 현실에서 지식 전달이 주된 기능이었던 교육은 이미 퇴색하고 절대적 지식의 소유에 따른 교사의 권위는 예전 같지 않습니다. 시험을 위한 ‘족집게’ 선생님이 아니면 학생들의 선호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예절이나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선생님은 아예 학생들 눈 밖으로 벗어나고 있습니다.
한 때 가정교육을 운운한 적이 있었는데 이미 오래전 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가정교육을 하려해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우리가 클 때는 동네 어른들이 모두 인성교육자이셨습니다. 아이들은 동네 어른들을 보면 인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잰 뉘 집 아들이냐, 어른들보고 인사 할 줄도 모르고’ 그런 소리를 듣게 되면 부모가 동네에서 머리를 숙이고 다녀야하기 때문이지요. 그때는 하지 말라 해도 가정교육은 자연적으로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자라나는 청소년을 잘 교육시켜야 하는 요즈음 교사들은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온갖 교육방법을 서로 토론해 가며 하소연도 해가며 고안하고 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의 시선은 학생들의 장점을 찾아내는 데 맞추고 칭찬하는데 인색하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이 선생님은 이렇게 저 선생님은 저렇게. 학생하나에 여러 선생님께서 관심을 가지고 표명하게 되니 정작 인성교육이 필요한 학생은 무감각해 질 수도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 보려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외모에 온통 신경을 쓰는 요즘의 학생들에게 타고난 모습 그대로를 봐주며 ‘너 만의 모습 그대로가 더 좋다’라는 말을 자주 해주게 되었습니다. 쌍꺼풀이 없는 모습이 더 예쁘고 곱슬머리가 더 매력적이고,..등등. 학생들의 개성 자체를 인정해 주기 시작하니까 학생들은 훨씬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친근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칭찬거리를 억지로 찾는 것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아주고 진심 어리게 인정해 주는 것이 더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칭찬은 춤을 추게 하지만 인정은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칭찬은 자신감을 갖게 하지만 인정은 생명의 존중, 자존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교육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교육의 문제점들은 학교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학생은 그를 둘러싼 사회적 환경에 더욱 많은 지배를 받습니다. 예전에 동네 어른 모두가 인성교육자가 되어서 학생들이 바르게 성장하게 도왔던 것처럼 우리 모두는 우리 학생들의 어른이라고 생각하고 학생들이 바르게 성장 할 수 있도록 어른다운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서사회가 선진국사회’라고 어느 노교수가 강설하셨습니다.
그것은 오직 교육의 힘으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무질서 사회가 질서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수치심을 아는 양심을 자꾸 일깨워 주어야 하고 자존감을 키워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결과에 대한 칭찬도 중요하지만 인정으로 학생들의 자존감을 키워주고 자신의 인성을 돌볼 줄 알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글/ 김만규(의정부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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