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키덜트(Kidult) 족(族)이 아니십니까?
문화 에세이
당신은 키덜트(Kidult) 족(族)이 아니십니까?
키덜트란 어린이의 감성을 어른이 되어서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뜻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한때 ‘미성숙한 어른들’이라며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런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강력한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예를 들면 유년시절에 즐기던 장난감이나 만화책, 과자, 의복 등에 향수를 느끼며 피규어(figure 다양한 동작을 표현할 수 있는 여러 형상의 모형 장난감)나 프라모델(plastic model 플라스틱 모델의 일본식 줄임 말. 플라스틱으로 된 조립식 모형 장난감) 등을 조립하고 수집하는 취미생활에서부터 각박한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마음 한구석에 어린이의 심상을 유지하려는 캐릭터, 즉 엽기토끼 같은 앙증맞은 인형을 가방이나 핸드폰에 매달고 다니며 회사 책상 위에 올려놓는 것 같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상품을 구매하려는 키덜트 족이 늘어나면서이미 오래전부터 대기업에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경쟁이 시작되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키덜트 시장의 규모는 미국이 14조 원, 일본이 6조 원, 우리나라는 약 5,000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장기적인 불황 속에서도 키덜트 용품 시장은 매년 1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까? 어느 전문가는 이런 현상에 대해 성인들의 다양한 문화 창출이라며 키덜트는 현대 성인들이 추구하는 재미(Fun), 유치함(childish), 판타지(fantasy) 등의 가치가 대중문화의 새로운 콘셉트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키덜트는 비록 성인들의 가벼운 일탈로 보이지만 이 세상은 타락했지만 언젠가는 우리가 돌아가야 할 낙원 같은 세계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키덜터는 요즘 우리사회에 나타난 것이 아니다. 지난 2005년 9월 10일 동아일보는 “‘키덜트(kiddult) 문화’가 순수·대중문화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며 “사실 예전엔 키덜트 문화라고 하면 ‘정신적 퇴행’이라는 부정적 뉘앙스가 강해 소수의, 미성숙한, 비주류 문화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이젠 당당히 순수와 대중예술 전반에 걸쳐 주류 문화의 일원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라고 기사화 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우리사회 곳곳에서 이런 문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한때 '피터팬증후군(Peter Pan syndrome)‘이라는 말이 있었다. 성인이 되어도 사회에 적응할 수 없으며 언제나 부모나 어른들의 보호받기를 원하는 ‘어른아이’ 같은 사람(주로 남자)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들은 어제나 패쇄적이고 어두웠다. 그러나 키덜터는 이와는 많이 다르다. 이들은 각박한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마음 한구석에 순수한 어린이의 심상을 유지하는 사람들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물론 그만큼 경제적인 능력도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나이 분포를 보면 30~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의외로 50~60대 층도 많다.
북경기지역의 주요 등산로를 보면 도봉산, 수락산, 소요산 들이 있는데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많은 등산객들이 1호선 전철 안을 점령하고 있는데 거의 다 장년층들이다. 이들의 복장이나 등산 장비를 보면 정말 화려하고(?) 눈부시다. 마치 에베레스트라도 가는 듯 엄청나다. 이들을 폄하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 눈에 가장 대표적인 키덜터 족들이다. 젊었을 때 어려운 환경 탓에 해보지 못한 꿈을 나이 들어 이루어 가는 것이다. 어른들의 다양한 문화 창출 중 하나이다. 아무튼 키덜트는 현대인들에게 다양한 감성적 삶을 경험하고자 하는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영화, 음악, 예술, 패션, 제품 등 여러 분야에 중요 콘셉트로 사용되고 있다. 바로 각박한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을 떠 오르고 있는 것이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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