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8번째 기념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일’
대한민국의 8번째 기념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일’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대한민국임시정부(이하 ‘임정(臨政)’)가 ‘3․1운동 직후 조국의 광복을 위해 중국 상해에서 조직하여 선포한 임시정부’를 가리킴은 알고 있을 것이다. 민족의 역량을 한데 모아 독립운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해 나가기 위해 수립된 임정은 독립운동의 일대 전환기를 마련한 중차대한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는 사실을 대다수의 국민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1919년 4월 13일의 임정 수립의 역사와 매년 4월 13일이 대한민국의 기념일로 제정된 사실은 얼마나 알려져 있을까?
앞서 언급한 대로 1919년 4월 13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날이다. 임정에 대하여 좀 더 언급하자면 3․1운동 정신을 계승해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고 대한의 자주독립을 이루고자, 일제의 치외법권지였던 중국 상해의 프랑스 조계지 내에서, 김구, 김규식 등 주요 민족지도자들에 의해 수립되어, 1945년의 광복까지 민족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되었던 3권 분립의 민주공화제 정부이다. 비록 대한의 광복은 연합국의 승전에 힘입은 바 크지만, 임정이 27년 간 지속적으로 전개한 외교활동, 의열투쟁, 교육, 문화활동과 군사활동 등 독립과 자유를 위한 항쟁에 의한 것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자 임정의 중차대한 독립운동사상 의의라 할 것이다.
이에 광복을 맞이한 대한민국에도 임정의 역사적 의의를 인정하여 임정 수립 60주년인 1979년부터 국가보훈처와 각 광복단체들이 주관하는 합동추모제전을 거행했다. 특히 1989년에는 3․1운동에서 비롯된 임정을 1948년의 정부수립의 기반이자 국가정신의 근원으로 인정하여,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일인 4월 13일을 대한민국의 46개 기념일 중 8번 째 기념일로 제정하였다. 또 이듬해부터는 임정 수립 기념일을 정부 주관행사로 거행하여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주요 기념일로써 공인하기에 이르렀다.
국가 기념일은 ‘정부가 제정, 주관하여 특정 날짜, 인물, 사건’을 오래도록 잊지 않기 위해 기념하는 날‘을 가리킨다. 이러한 기념일에는 대표적으로 현충일, 국군의 날 등이 있고, 임정 수립일인 4월 13일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념일로 제정된 것이다. 공식적으로 임정 수립일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제2조 1항 별표의 ‘번호 8’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라는 공식 명칭과 함께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의 법통과 역사적 의의를 기리는 행사를 하는 날’로 명문화되어 있다.
이처럼 1919년 4월 13일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날이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국가 기념일로써의 상징성을 인식해야 하는 뜻 깊은 날이다. 그럼에도 필자를 비롯한 상당수의 국민에게 기념일로서의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일’은 여전히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대한민국의 성립 또는 그에 준하는 가치를 지닌 4월 13일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하물며 대한민국의 공무 수탁자로서, 독립운동과 각종 국가수호활동과 관련된 업무를 주관하는 보훈 공무원이 국가가 지정하고 국가보훈처가 거국적 차원에서 주관하는 임정 수립 기념일을 몰랐다는 사실은 마땅히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이에 매년 4월 13일 서울의 백범 기념관에서 거행되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의 기념사가 국가보훈처와 광복회만의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96번째의 4월 13일부터는 임정의 수립과 그 상징적 의미를 되돌아봄이 어떠한가. 글/ 오제호(의정부보훈지청 선양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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