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주의 기자수첩
기자 수첩
의정부 행복로에서 의정부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의정부 행복로에서 의정부의 미래를 그려보며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조선의 정조대왕이었다. 그는 수원의 화성을 축성할 때 “아름다움은 적에게 두려움을 준다”라는 말을 했는데 오늘날 다시 생각해도 아주 깊은 디자인 철학을 가진 임금이었다. 그래서 정조는 화성이라는 위대한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전해주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아름다움은 상대방에게 두려움과 동시에 부러움을 주는 위대한 문화다. 20세기 최고의 미인이라는 미국의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은 아름다움의 비결(Beauty Secret)이라는 자신의 글을 통해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라고 했다.
아름다움은 사람의 마음을 흡족하게 채워주는 것이다. 그것은 밖에서 보여 지는 것도 있겠고 안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아름다움은 상대적이다. 왜냐하면 아름다움은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름다움이란 것에는 '정답이 없으며, 수학이나 과학처럼 정해진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고, 다만 아름다움은 법으로도, 사람의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도 어떤 게 좋다, 아니다, 라고 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행복로를 중심으로 ‘도심 상권’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기 위한 사업을 시작한다고 의정부시는 얼마 전 밝혔다.
현재 이곳의 도심상권은 행복로를 중심으로 반경 1㎞ 안에 있는 제일시장, 역전 지하상가, 행복로, 부대찌개거리 등 모두 2천400여 점포가 밀집돼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상권이 그리 활발하지 못하다. 더군다나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대형유통업체 진출로 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의정부시는 오는 2016년까지 국비 등을 지원받아 86억원을 투입, 경영개선과 시설현대화 부문으로 나눠 활성화를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계획과 사업만으로는 의정부를 제대로 된 ‘행복특별시’로 만들 수 없다.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드디어 1천만명을 훨씬 뛰어 넘었다. 그들은 제주도, 서울, 부산, 경주 등을 가장 많이 찾아가는데 우리 의정부에도 이들을 끌어드릴 방법은 없는지 한 번 생각해 보자. 과거 3D업종이 있었다. 아니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건축업, 광업, 제조업 등 이른바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스러운(Dangerous) 산업을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현상으로 생긴 용어다. 그런데 새로운 개념의 3D업종이 몇 년 전부터 새로 생겼다. 바로 Design, Digital, DNA다.
이 업종이야 말로 21세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최첨단 업종으로 우리 의정부시가 심각하게 생각해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의정부에는 교육과 최첨단기술, 그리고 대형병원 등 여러 인프라를 고루 갖추었고, 또한 충분히 해 나갈 수 있는 인력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개념이야 말로 분명 진정한 아름다움일 것이다. 그리고 냉전의 상징에서 문화, 예술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독일의 베를린을 생각해 보았다. 1945년 5월 8일 2차 세계대전 패망으로 독일은 동서로 나눠지면서 베를린은 동서 분단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다가 1990년 10월 3일 독일이 통일이 되면서 이 도시는 독일의 수도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동안의 분단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려고 많은 공을 들인 결과 이제는 독일 문화 예술의 최고 도시가 되었다. 이제 베를린은 전 세계의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 세계적인 문화 예술의 도시가 되었다. 우리 의정부 역시 이런 베를린의 과거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한국전, 미군기지, 양색시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다. 우습게도 이런 이미지를 대표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어쩌면 ‘부대찌개’일 것이다. 의정부도 하루 빨리 베를린의 경우처럼 과거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나 새로운 도시의 상징과 이미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행복로를 천천히 산책하면서 정조의 디자인 철학, 새로운 개념의 3D산업, 그리고 베를린의 오늘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크다는 생각이 든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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