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원 교수의 '나 하나 꽃 피어'
이경원 교수의 미국에서 온 편지
나 하나 꽃피어
-자유민주와 시장경제를 위하여-
아래의 “나 하나 꽃 피어”란 시를 읽노라면 우리가 추구하고 더욱 발전시켜야 할 자유민주와 시장경제 창달을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어쩌면 그렇게도 잘 묘사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 作)
우리는 보다 더 살기 좋은 마을, 지역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 풍요와 사랑이 넘치는 나라를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나를 기회 있을 때마다 자주 얘기하곤 한다. 풍요와 사랑이 넘치는 세상 말만 들어도 가슴 뛰게 하는 세상이 아니겠는가. 앞에 있는 풀밭에 가지각종 꽃들이 다투듯 피어나 아름다운 꽃밭이 되는 일 생각만 해도 마음속에 평화와 사랑이 넘친다. 그런데 우리는 이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뭐가 어떻게 변해야 한다느니, 누가 어떻게 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들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이럴 때 많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변해야 함을 잊곤 한다. 이 세상은 나 같은 사람하나하나가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사실 이세상의 변화는 나의 변화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바로 이성과 논리로 세상을 볼 때, 사회의 변화는 그 구성원 개개인의 변화에의해 이루어진다고 본 영국의 계몽사상(Scottish Enlightenment)이다. 이 사상은 개인의 이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성이 이해 못하는 권위를 부인했다. 이러한 사상은 18세기 스코틀랜드에서 살았던 많은 사상가들에 의해 논의되고 주창된 바 있다. 이 계몽사상가들 중의 대표적인 인물이 아담 스미스(Adam Smith, 1723-1790)이다. 경제학의 시조라고도 불리우는 그는 그의 명저 국부론(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에서 어떻게 하면 부유한 나라를 만들까를 논의 했다. 그는 노동의 분업, 생산성, 자유시장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고, 그의 저서에 정리해 놓았는데 그중의 하나가 “보이지 않는 손”이란 개념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란 이런 것이다. 사회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노력을 하면, 자비로운 의도가 없었더라도, 개개인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전체의 이익극대화에 연결된다고 말이다. 이는 국가발전을 위해 정부가 무얼 해야 하느니, 공직자(선거직 임명직공히)는 어떻게 해야 하느니 하는 말을 많이 하고 있는 우리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생각과는 다른 것이다. 이와 같은 영국의 계몽사상이 영국의 산업 발전과 자본주의의 발전을 가져 왔다. 오늘날도 영어권의 나라들, 즉 영국 남아공 호주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홍콩 싱가포르 들이 잘살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 이성과 개인을 강조한 영국계몽사상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인 할 수 없다.
내가 잘사는 것도 나하기에 달렸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자유시장경제가 공산계획경제보다 더 풍요롭게 된 이유 중의 하나이다. 잘 살기위해 정부가 뭔가를 크게 해 줄 수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런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잡을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공산사회주의이다. 정부가 모든 것을 해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정권을 잡아 나라를 경영하다 실패의 늪으로 빠진 것이 개혁개방 전의 중국이고 페레스트로이카 전의 러시아이다. 사실 정부는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의 “도깨비방망이”를 갖고 있지 않다. 이 도깨비 방망이는 시민 모두의 재능과 노력에 있지, 정부의 손에 있지 않다.
심지어 자본주의의 본산인 미국에서도 1930년대의 대공황 탈출을 위해 정부가 비대해 졌고, 그 후 계속 확장된 정부의 규제와 복지정책이 미국경제와 사회의 비효율성을 조장했다. 이때 정부보다 시장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던 것이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이다. 그는 이렇게 까지 말 한 적이 있다. “영어에서 가장 몹쓸 아홉 개의 영어단어는: ‘나는 정부사람인데 도와주려 여기에 있다.’는 말이다.(The nine most terrifying words in the English language are: I’m from the government and I’m here to help.)”라고. 이것이 레이거노믹스의 기본 정신이며 20세기 말의 미국의 경제호황을 갖어 왔다. 그러던 것이 21세기 들어와 9.11사태 카트리나자연재해 이라크전과 함께 금융위기가 유발되고 미국경제가 고전을 하자, 한편에서는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미국정치사에 새로운 장을 시작한 오바마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그의 등장을 신자유주의의 종말을 고하는 듯 해석을 하고 심지어 사회주의를 동경하는 일부 여론이 일어나기 까지 했다. 자유시장경제의 결함을 고치어 쓰면 되는데, 공산사회주의가 그 문제의 해결책인양 착각을 하는 무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아마 오바마가 전개하고 있는 정부 역할의 증대는 얼마 후 시차를 두고 문제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물론 국방 외교 법질서유지 등 정부가 할 일은 있다. 정부간섭은 사회의 불리한 위치 있는 사람들에게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수준에서 머물러야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미국보다 더 정부가 비대해 있는 나라인데 미국의 변화를 보고 더 비대한 정부로 가도 큰 문제이다. 최근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에 관해서도 이런 사고가 발생 않도록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안 한 점이 문제이며, 그 희생자구조와 사실규명 사고책임자처벌 에 정부가 앞장서야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하여 모든 문제 심지어 유족에 대한 보상까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기대하고 요청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지나친 정부의존성 질병이다. 우리가 세계일류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정부의존에서 탈피하고 모두 나의 꽃을 피우는 노력을 하는 길이다. 걸핏하면 정부 걸핏하면 대통령을 들먹이는 것은 옛날 왕정시대에 농사가 잘되면 왕의 덕이고, 흉년이 들면 왕의 부덕 탓 때문이라고 간주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말이다. 우리사회에는 권리주장은 민주시대의 시민(市民)으로서 하는 반면, 책임감은 왕권시대의 신민(臣民)처럼 정부의존적인 경향의 사람들이 많다. 민주주의의 바탕에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모든 사람들로 부터 책임감(opportunity for all, responsibility from all)”이라는 개념이 깔려있다. 이 나라는 우리시민들의 나라이다. 공무원들은 시민들의 공공의 머슴이다. 주인은 주인답게 행동해야한다. 머슴에게 모든 문제를 해결하라고 생떼를 부리는 자는 주인 될 자격이 없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기 전에 네가 꽃 피고 나도 꽃피면 아름다운 꽃밭은 만들어 진다. 모두 나아가 각자의 꽃을 피워야 겠다. 이것이 우리사회를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드는 길이다. 우리 모두는 다르게 태어났다. 노란꽃 분홍꽃 파란꽃 처럼, 노래 잘 하는 사람, 운동 잘하는 사람, 수학 잘하는 사람, 장사 잘 하는 사람, 물건 잘 만드는 사람, 경영관리를 잘 하는 사람, 술 잘 먹는 사람, 춤 잘 추는 사람, 말 잘하는 사람, 연애를 잘 하는 사람 등 모두 나아가 꽃을 피우면 전체는 아름다운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 자기 꽃을 피우지도 않으면서 앉아 세상에 대한 불평을 하고 이 세상을 뒤엎어 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실제로 뒤엎어 버리려는 노력을 하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시대착오적 생각이다. 형형색색의 여러 가지 꽃이 피어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이 길이 풍요와 사랑이 넘치는 사회가 되는 길이다. 앵매도리(櫻梅桃梨), 자체현조(自體顯照)가 될 때 즉 앵두 매화 복숭아 배 꽃 모두가 스스로 나타나 비출 때 아름다운 꽃밭은 만들어진다. 자 모두 나아가 나의 꽃을 피웁시다. 이 길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자유민주와 시장경제를 창달하는 길이다. 글/ 이경원 명예회장(경기북부미래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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