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주의 기초단체 공천폐지 운동을 시작해야
<기자수첩>
기초단체 공천폐지 운동을 시작해야
6,4지방선거도 미니총선이란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30일로 끝났다. 결과야 어찌되었던 우리는 매번 선거마다 '정초선거’(定礎選擧·Foundation Election)를 한다. 단순히 일회적 의미를 갖는 선거가 아니라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와 사회의 틀을 결정하는 중대한 선거라는 의미다. 그래서 ‘주춧돌을 놓는 선거’라고도 한다.
그동안 진보나 보수를 막론하고 ‘말’만 앞세우는 정치인들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해지거나 냉소적으로 변했다. 더욱이 중앙정치의 이해관계와 지역 헤게모니를 쥐기 위해 풀뿌리 정치의 근원인 시의회를 오랫동안 마비시키는 일이 정치 불신을 부추 켰다. 의정부시의회도 6대 후반기 원구성과 관련하여 의장이 어느 당 사람이 하느냐를 놓고 108일 동안 파행 운영했고, 기형의회로 마감됐다.
지난 20여 년 동안 실시했던 지방자치제를 분석한 결과 자치제가 추구하는 풀뿌리 민주주의는 전혀 실현되지 않고 중앙정치의 폐해인 망국적인 두 가지의 암적 조건, 즉 ‘패거리정치’와 ‘부정부패’를 지방구석구석까지 전염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세월호 사건으로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패거리정치’와 ‘부정부패’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가장 큰 암적 요소다. 그러므로 기초단체 시장이나 시의원이 위만 쳐다보는 여러 가지 조건을 차단하고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변화와 정신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책임정치 실현’을 앞세운 ‘패거리정치’와 ‘부정부패’는 어느 조직의 시대정신일까? 분명한 사실은 현존하는 거대 정당의 당무형태임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무소속 정치인들이 많이 등장해야 한다. 아니 지방자치제에는 정당공천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시의원은 기본적으로 지방정부와 공무원들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이다. 특히 지방행정은 중앙행정과 달리 지역주민들의 직접적인 필요와 연관되는 부분들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 정부의 정치인들이 관(官)과 민(民) 사이의 무게중심을 잡는 일이다. 물론 민과 관의 ‘협력’은 분명 요원한 숙제이다. 협력을 논하기에 앞서 서로가 서로를 어떤 눈높이로 바라보고 있는지 현실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전제하고 서로 좀 부대끼며 서로의 역할을 생각하고 좀 맞춰보고 난 뒤에야 협력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객관적인 감시자로서 무소속시의원이 중요하다. 정당 소속 시의원은 사안의 객관적 판단보다는 정당 중심의 사고가 작동하므로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데 한계가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지방정부가 가진 예산이나 주요한 자산들은 정부의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위탁한 것이다. 그래서 이런 자산들의 사용 할 수 있는 권한은 당연히 지역 주민들이 가져야 한다. 그동안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공무원이 공공성의 대변자인양 행세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사적인 의견이라 무시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런 기본적인 관점이 바뀌지 않는다면 풀뿌리민주주의는 실현되기 어렵다. 즉 ‘통치’의 관점이 ‘자치’로 바뀌지 않으면 풀뿌리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더더욱 무소속 정치인들이 필요한 것이다. 무소속은 집단이나 당에 얽매이지 않았기 때문에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주민의 자치역량도 매우 중요하다. 주민자치역량을 길러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되었지만, 실제로 그 힘을 만들 방법은 쉽게 찾기 어렵고, 때로는 그 방법을 찾더라도 행정의 영향력과 개입으로 변질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과 제도에서 자유로운 무소속 정치인들은 주민들과 함께 방법을 찾고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양당구조 속에 무소속 후보자가 당선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정초선거를 통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 스스로 자신이 자격 있는 주인임을 보여줘야 한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우리부터 스스로 움직여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스스로 소리 내지 않으면 아무도 해결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지역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만드는 길이요, 살아 있는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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