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원의 주인공(主人公)으로 살자!
생각해 봅시다
주인공(主人公)으로 살자!
오늘날 우리들은 허영심에 따라 모두 주인공의 삶의 살지 않고, 남들의 삶을 살아가는데 익숙해 있다. 모파상의 ‘목걸이’에 나오는 한 부부는 바로 이러한 사람들이다. 이 짧은 소설에는 자신의 분수와 상관없이 파티에 입고 갈 근사한 옷을 사기 위해 엄청난 돈을 들이고, 이것도 모자라서 친구의 목걸이를 빌려서라도 남들에게 있어 보이려고 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들은 그렇게 해서 파티에 참석하지만, 파티가 끝난 후 나오다가 그만 목걸이를 잃어버린다. 이 부부는 친구에게 빌린 목걸이와 똑같은 목걸이를 가져다주기 위해 빚을 내서 사서 돌려주고는 10년이 넘게 고생하며 일을 한다.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만나 그 친구에게 그 사실을 알렸더니 그 친구는 그 목걸이가 가짜였다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가짜 혹은 모조품을 사기 위해서 평생 자신의 인생을 걸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단 하나이다. 남들이 화려하고 멋지다고 하는 삶에 현혹되어서 그 삶을 사는 것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모두 남들보다 더 비싸고 멋진 차를 사고, 남들 보다 더 비싸고 좋은 집, 남들이 잘 가지 않는 비싸고 근사한 맛 집을 찾아서 오늘도 열심히 돈을 벌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또 남들보다 더 아이들을 잘 가르쳐서 남들이 인정한 멋진 대학, 멋진 직장에 취직시키기 위해 사는 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이란 말은 소설, 연극, 영화 등에서의 사건을 이끌어 가는 중심인물을 뜻한다. 이 말과 더불어 주인(主人)이란 말도 있다. 이 두 단어는 조연이나 손님과 대비되는 말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집을 가진 주인이 되고 싶어 하고, 연극이나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그 이유에는 자신의 존재가 인정을 받는 것도 있지만, 주인이 되거나 주인공이 되는 일은 출세 혹은 성공이 자리 잡고 있다. 출세와 성공은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많이 버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오늘날 사람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주인 혹은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주인공이란 말은 어원적으로 선(禪)불교에서 유명한 책인 ‘무문관(無門關)’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서 이 말의 뜻한 본래의 자기 혹은 본래의 자신의 진면목(眞面目)을 뜻한다. 그래서 선불교 전통에서 주인공으로 살라고 하는 말은 참된 자기가 되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자기란 무엇일까? 선불교 전통에서 진정한 자기란 외부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변하지 않는 마음을 뜻한다. 흔히 우리는 이렇게 산다고 생각한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에 모두 자신의 마음을 간직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또 소유가 많아지고 성공하면 주인공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우리는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 사랑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남들이 원하는 것, 남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어 한다. 인정 욕구는 자주 허영심으로 나타난다. 남들과 다른 탁월한 외모를 가지고 있고, 남들과 다른 탁월한 능력이 있음을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고 과시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삶은 자신의 본래 모습의 삶 곧 주인공의 삶이 아니라, 남의 시선에 맞추어 사는 삶일 뿐이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기 보다는 남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자신은 거기에 보조적으로 출연시키는 것에 불과한 삶이기 때문에 그렇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현재에 감사하고 그 현재를 누리지 못할 때, 타인의 눈과 귀(耳目)에 휩쓸려 살아갈 때, 우리는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십우도(十牛圖)에서 볼 수 있듯이, 고삐 풀린 소처럼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두문불출 살아간다. 집을 나간 소를 잡아서 잘 길들여야 한다(牧牛). 집을 나간 양을 잘 길들여야 한다(牧羊). 우리는 인생이라는 큰 연극의 주인공이다. 하나님이 선택한 삶의 주인공들이다. 주인공임을 잊지 말고 현재를 향유하면서 살자. 현재에 충실하게 몰두하며 자유롭게 즐기는 자, 그 사람이 바로 주인공이다.
글/ 서 기 원(본지 논설위원, 의정부의료원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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