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은 한글날입니다
10월 9일은 한글날입니다
슬기로운 사람은 하루아침을 마치기도 전에 깨치고,
어리석은 이라면 열흘이면 배울 수 있는 위대한 한글
1443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시고 훈민정음을 반포하자 당시 예조판서이자 집현전 대제학인 정인지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계해년 겨울, 전하께서 비로소 정음 28자를 만드시고 간략하게 예의(例義)를 들어 보이시고 이름을 훈민정음이라 하셨다.…이 28글자만으로도 전환이 무궁하여 간단하고도 요긴하며 정확하게 통하는 까닭에 슬기로운 사람은 하루아침을 마치기도 전에 깨치고, 어리석은 이라면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 이 글자로 한문을 풀면 그 뜻을 알 수가 있고, 이 글자로 송사를 심리하더라도 실정을 정확히 알 수가 있게 되었다." 이어 정인지는 훈민정음 창제를 통해 "바람 소리, 학의 울음소리, 닭 우는소리, 개 짖는 소리일지라도 모두 이 글자를 가지고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대한 한글은 창제되면서부터 대제학자의 인정을 받은 것이다.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나라들은 다 잘산다며 우리도 영어교육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어느 학자는 “그렇다면 영어가 공용어인 필리핀은 왜 그리 못살지요?”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영어를 사용하면서 망한 나라가 있다. 지금은 미국의 주가 되었지만 하와이는 한때 정식 독립 국가였다. 1855년, 무역상이 몰려들자 당시 하와이 왕 카메하메하 4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영어 교육이 좀 더 보편화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백성이 이 언어로 교육받지 않는다면 지적인 발전, 그리고 외국인들과 대등한 관계에 서고자 하는 그들의 바람은 부질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영어공용어가 시작되면서 마침내 하와이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고 제2언어로도 쓰지 않게 되었다. 하오이어는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요즘 교육과학부는 한자 타령을 하고 있다. 한자를 배우고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조선시대나 일제 강점기 때라면 몰라도 지금은 한글을 쓰는 대한민국 시대로서 우리 한글을 어떻게 살리고 빛낼 것인가 고민하고 노력할 때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자 바로 한일회담을 강행했다. 그리고 1964년 한글만 쓰던 교과서를 일본처럼 한자 혼용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1967년에 한글학자와 한글을 사랑하는 많은 국민들의 외침에 박정희 정권은 1970년부터 강력하게 한글전용 정책을 펴겠다고 발표했고, 이때부터 교과서를 한글로만 만들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의 정책은 잘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교육과학부는 일본 식민지 시절 일본식 한자혼용에 길든 친일세력들의 말을 듣고 다시 한자교육을 강화하고 교과서에 병기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고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과 이 정권을 욕되게 하려는 것이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규제개혁을 하겠다면서 어린이들이 먹는 과자나 식품에 한자나 영문, 일본어 같은 외국 글자를 우리 한글보다 더 크게 쓰도록 하겠다고 나서는 것도 마찬가지로 너무 안타깝다. 왜 우리는 그렇게 전 세계에서 칭송하는 우리의 한글을 이토록 외면하는 것일까?
우리는 한자나 영어 같은 외국 말글을 배우지도 말고 쓰지 말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어려운 한자나 외국말을 배우고 아는 것도 필요하고 좋지만 우리의 문자인 한글을 좀 더 제대로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들 아는 것처럼 우리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로서 음성인식 컴퓨터나 기계통번역기에 가장 적합한 훌륭한 과학글자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인터넷문화가 세계 최강으로 발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한자나 영어 같은 외국 말과 글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글이 얼마나 중요하고 편리한 글인지 알려주고 한글을 이용한 새로운 기술들을 가르칠 때이다.
지금 많은 나라들은 한글을 쓰는 우리를 부러워하고 있고, 또한 우리나라는 한글박물관을 짓고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등 한글을 빛내려고 애쓰고 있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 교육환경부의 한자교육 강화는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다. 한자나 영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글을 제대로 배우고 가르치는 교육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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