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주의 '일사일언(一思一言)보다 삼사일언(三思一言)'
기자 수첩
일사일언(一思一言)보다 삼사일언(三思一言)
어느 듯 2013년 끝자락이 보인다. 늘 그래왔듯이 올 한해도 마냥 아쉽기만 하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한해를 보내면서 잘했다는 것보다 후회하는 일이 더 많은 게 필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일 것이다. 그러나 한 해를 보내면서 이렇듯 많은 후회가 있겠지만 그래도 다가올 시간의 희망이 있기에 우리들은 겸허하게 올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새해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난 올해의 시간을 돌이켜 보면서, 그냥 그렇게 후회만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보낼 수 있을까? 특히 지난 3년 반 지방정치를 좌지우지 했던 시장, 시, 도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정치인들은 언제나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고 한다. 참 좋은 말이다. 그러나 과연 국민을 위해 제대로 봉사한 정치인들은 우리는 본적이 있는가? 속된말로 세치 혀끝의 속임수로 국민들을 현혹시킬 뿐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인들은 너무나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행동하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될까? 언제나 스스로 먼저 말하고 그리고 행동하는 그런 정치인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정치인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일사일언(一思一言)이 아니라 삼사일언(三思一言)하는 2014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국의 노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고 했다. 즉 생선을 구울 때 자주 뒤집어선 안 되는 것이다. 생선을 구울 때 자주 뒤집다 보면 살덩이는 금방 부스러져서 뼈만 남게 되는 것처럼 나라나 지역을 다스리는 일 역시 자칫하면 잘못될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또한 자신의 눈에 들어있는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끌만 보인다는 속담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 정치인들을 보면 서로 헐뜯고 싸우기만 한다. 국정을 책임지는 정치인들은 동료들의 비리는 어떤 식으로든 감싸 주면서 다른 당의 정책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무조건 반대 의견부터 내놓는 것이 요즘 정치판(?)이다.
왕자불추 내자불거(往者不追 來者不拒)라는 말이 있다. 이 구절은 맹자 진신편에 나오는 것으로 ‘떠나는 사람은 떠나도록 내버려두고 쫓아가지 않고, 찾아오는 사람은 상대가 누구이든 거절하지 말고 받아들이라’는 뜻이다. 사물에 구애받는 일 없이 자유롭게 인간관계를 가지면서 살아가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사에서 모든 사람들을 다 진심으로 대할 수 없는 법이고, 또 다 똑같이 대할 수도 없다. 그래서 즐거움을 주는 사람에게는 좀 더 마음이 가고, 괴로움을 주는 사람에게는 멀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맹자의 말처럼 멀어지는 상대를 탓하지 말고 내가 상대에게 즐거움을 주는가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
그렇다면 즐거움을 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맹자는 귀 기울이는 사람이라고 했다. 성인(聖人)의 성자를 보면 입 구(口)보다 귀 이(耳)가 먼저 쓰이는데, 즉, 먼저 듣고 나중에 말하라는 소리이다. 그리고 공자 역시 그가 말한 예순살, ‘이순’을 보면 들어면(耳) 이해가 된다(順)라는 나이라고 했다. 그래야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나이가 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희로애락에 귀 기울여 그 감정에 진심으로 맞물림(공명)하면 그 상대와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기 마련이고 자신도 모르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된다는 의미라고 생각이 든다.
‘정치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소통이 되어야 진전한 정치인 것이다. 혼자만 생각하고 행동하면 독재고 소통하고 공유하면 민주주의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남에게 아니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정치라고 할 수 있겠다. 2013년은 이렇게 남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하고 소통이 안 되었지만 다가오는 2014년에는 필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행복을 가지기를 진정으로 바라면서 기자수첩을 정리해 보았다. 현성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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