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추윤교수의 남북 종단철도의 복원
소요산역에서 경원선을 기다리는 시민들
남북 종단철도의 복원과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계효과
남한은 유라시아 대륙의 동남단에 위치한 반도국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남북한이 분단되어 교량적 역할은 하지 못하고 대륙과 격리되어 섬 아닌 섬 역할을 했다. 따라서 남북 간에 철도가 복원되면 중국, 러시아 대륙철도망과 연계되어 반도 기능을 회복하고 유라시아의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되어 한반도가 동북아의 교통 및 물류의 중심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반도에서 유럽 간 물류수송을 비교할 때 철도를 이용하면 해운보다 거리는 약 1만km, 시일은 13~14일 단축되어 컨테이너 당 최대 280달러가 드는 반면 만주횡단철도를 이용하면 운송거리가 10,950km로 단축된다. 시간도 20.4일이 걸려 컨테이너 당 운송요금이 1,280달러로 줄어든다.
또한 남북한 간 교역 규모가 지난해 3억 3,300만 달러에 달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어 물류비가 대폭 절감이 기대된다. 인천~남포간 해운 운송시간이 13~14일 컨테이너당 1,000~1,100달러가 소요되는 반면 철도 운송시간은 1~3일, 요금 역시 해운이 3분의 1이하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2005년 기준 일본~유럽, 한국~유럽 간 물동량의 절반을 남한측 아시아 횡단철도가 담당한다면 예상 운송 수입은 770만~1,700만 달러, 북한측 운송 수입은 1,600만~3,4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유럽을 목적지로 하는 물동량만 추산한 것으로 남북 교역물동량과 동북아 역내 교역물동량을 합친다면 약 3배에 달하리란 전망이다.
경의선 철길이 연결되면 서울에서 출발한 열차는 1시간 후 문산역에 닿게 되고 임진강 철교를 지나 새로 지은 임진강 간이역을 거쳐 장단역까지 약 20km를 10분정도 운행한 후 객차나 화차는 그대로 둔 채 동차와 발전차를 교체하면서 통관절차를 밟은 후 다소 속도를 늦추면서 개성에 닿게 될 수 있다. 경의선 복원을 위한 철도 및 도로 기공식이 실제로 2000년 9월 18일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파주시 임진각 현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경의선 복원은 우리 민족이 화해, 협력과 번영의 새 시대로 나아가는 민족사의 새로운 출발점이며, 경의선이 연결돼 우리의 자원과 경영, 기술 그리고 북한의 토지와 지하자원, 우수 인력이 서로 합쳐지면 남북 모두에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이며,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의 물류 중심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의선에 이어 경원선(서울~원산)의 신탄리~평강 구간(31km), 금강산선(서울~금강산)의 철원~기성 구간(75.3km)의 복원도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미 이들 노선에 대해 용지매수 등 복원 준비작업을 마친 상태다. 동해북부선의 간성~온정리 구간 30km의 복원문제는 현대그룹이 전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남북간 철도 협력은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이 94년, 사망 직전 필요성을 거론한 사업이어서 북한측도 적극성을 보였으나 현재는 소강상태이다. 김일성 저작집에 ‘신의주~개성 간 철도를 복선화해 중국 물동량을 나르면 연간 4억 달러, 러시아, 중국 동북지역 물동량을 동해안 철도로 나르면 10억달러 등 북한은 가만히 앉아 한해 15억 달러를 벌 수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북한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남한정부에 북한을 통한 대륙 통행권을 주는 문제를 검토해 온 것이 틀림없고, 그 결과가 경의선 복원 남-북간 합의로 나타난 것이다.
철도가 남-북간 연결되면 북한은 물론 만주·중국의 북부지역이 연결되고 더 나아가서 시베리아 멀리는 중동과 유럽으로 연결된다. 이처럼 다국 간 통합 철도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유럽까지의 거리가 해상운송보다 절반 이하로 줄고 운송비용도 저렴해진다. 특히 유럽 내륙지역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고, 안전성·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중동 해운항로를 대체할 수도 있다. 남북간 경의선 연결을 계기로 고립됐던 한반도가 중국·러시아·유럽으로 연결되어 경제적 공간 범위가 그만큼 넓어질 것이다. 특히 러시아의 극동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중국의 동북 3성지역에선 우리가 경쟁국에 비해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글/ 김추윤 교수(신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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