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의 '성직자는 자신에게 엄해야 한다'
성직자는 자신에게 엄해야 한다
연평도 사건은 2009년 11월 북한의 화폐개혁은 김정은의 공(功)으로 널리 선전했으나, 북한 중산층의 몰락과 시장경제의 급격한 축소 등 북한이 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지자 2010년 11월 23일 평화스럽던 마을 연평도에 포격을 발사하여 전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사건이다. 지난 22일 박창신 신부는 “독도는 우리 땅인데 일본이 독도에서 훈련하면 쏴버려야지 안 쏘면 대통령이 문제 있어요. 문제 있는 해상에서 한․미 양국이 훈련하면 쏴야죠. 그게 바로 연평도 포격사건이에요. NLL이 뭡니까. 그거는 유엔군 사령관이 잠시 그어 놓았어요. 북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휴전협정에도 없는 거예요. 군사분계선도 아니에요” 등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사퇴촉구 시국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23일은 연평도 포격 3년이 되는 날이었다. 단국대는 이 학교학생으로 해병대에 입대했다가 연평도에서 북한군이 쏜 포탄을 맞고 전사한 고(故) 서정후 하사를 기려 사회과학관 316호실을 '서정우 강의실'로 명명했다. 서하사의 어머니 김옥분씨는 아들의 사진이 새겨진 강의실 현판을 만지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연평도 포격으로 연평도는 쑥대밭이 됐고, 군인 2명과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고 19명이 중경상을 입은 국가 재난이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유족들의 눈에는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다. 백번 양보해 NLL 지역의 논란을 인정한다 치자, 그렇더라도 북이 공격한 곳은 NLL 바다가 아니라 대한민국 영토인 연평도다. 동해상 훈련에 불만 있다고 서울 한복판에 포탄을 쏟아 부은 것과 다르지 않다.
종교도 세상 속에 있는 만큼, 세속적 욕망을 따라 갈 수밖에 없지 않겠지만 기독교의 가치는 사랑, 희생, 봉사, 자비정신으로 주변에 어려운 사람을 두루 돌보고 아픔을 함께 나눌 때 하나님이 기뻐하신다, 신부나 목사는 성직자이기에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하고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박 신부의 논리는 일본이 독도에서 훈련하면 쏴버려야 하듯, 서해 NLL 부근에서 한․미가 훈련하면 북한이 포격을 쏜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과연 대한민국 국민 중 이에 동의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겠는가? 정의구현사제단은 반정부 활동에 첨병 역할을 해온 단체다. 한미 쇠고기 협상 반대, 한미 FTA 반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대열에 맨 앞자리를 지켜왔다. 이날 미사도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 미사였다.
한 나라의 대통령에게 사퇴하라며 압박하는 중차대한 자리에서 사실에도 맞지 않고, 국민 정서에도 반하는 말이 나왔으니 전 국민이 신성하게 생각하는 성당에다 돌팔매질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정의구현사제단의 공식 입장을 묻고 싶다. 연평도 도발은 한미 연합 훈련에 맞선 북한의 정당한 정당방위인지, 독도는 대한민국의 고유영토가 아니라 일본과의 분쟁지역인지, 정의구현사제단의 내재된 공식 입장이 박 신부의 입을 통해 공개된 것인지 분명한 입장표명을 밝혀주길 바란다. 신부님들의 생각이 다 그런지 솔직히 밝혀야 한다. 정직함이야말로 행동하는 성직자가 갖춰야 할 덕목의 으뜸이다.
염수정 대주교는 “평신도의 고유영역은 세상으로써 현세의 질서를 개선하는 것이 고유임무이고, 사제들은 복음 전파와 인간 성화(聖化)의 사명을 지닌다.” 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도 교회적 친교(親交)의 분열을 야기할 수 있음을 경고하셨다”고 말했다. 원로 김계춘 신부는 "놀랍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어쩌다 신부들이 양식 있는 신자들로부터 배척받고 국민에게 욕을 먹는 존재가 됐는지 한탄스럽다"고 했다. 그는 함흥에서 피난 나오기 전 함흥성당에서 북한 정권에 의해 수많은 수녀와 신부들이 이마에 도끼를 맞고 우물에 던져졌고, 시신을 어렵게 수습해 장례를 치렀다며 그 당시의 무참히 짓밟힌 종교학살을 회고했다.
북한은 신부와 수녀를 처형했고, 지금까지도 신부와 수녀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서 박신부도 북한 실상에 대해 모르지 않을 텐데 이런 무책임한 언행을 보며 신앙인의 한사람으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 싸움에 뛰어든 신부가 제 나라를 부정하고 제 백성들의 죽음을 모독하고, 북한정권에 의해 북한주민들이 폭압 참상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는 모습이 ‘정의구현’이라고 한다면 정의(正義)에 대한 모독으로 실소를 금 할 수 없다.
글/ 박태원 (양주사랑포럼, 예원예술대 양주캠퍼스 발전협의회장, 초성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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