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의 '신비(神秘)한 인간과 행복의 추구'
신비(神秘)한 인간과 행복의 추구
인류의 역사는 140억년이고 우주의 역사는 45억년이다. 지구는 공전하면서 1초에 30Km를 달리고, 자전으로 1초에 500개를 달린다. 우주의 일부인 지구에서 인간이 서로 만날 수 있는 것은 0.00001%에 가깝다. 그러기에 부부의 만남, 형제의 만남, 친구의 만남, 스승과 제자의 만남 등 인간으로서의 만남은 기적이다.
인간으로 태어남은 부부가 교합(交合)하여 3억 마리의 정자(精子)가 난자(卵子)의 집 속으로 들어가 그 중 한 마리가 운 좋게 인간이 된다. 임신하여 6개월이 되면 엄마의 양수(羊水)로부터 엄마의 음성을 들으며 자라다가 10개월이 되면 이 세상 구경을 하게 된다. 인간은 하루에 2,340번 숨을 쉬며 살아간다. 인간의 뇌세포 700만개는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잠도 안자며 하루도 쉬지 않고 활동을 한다. 자동차를 만드는데 13,000개의 부속품이 필요하고, 747제트여객기를 만들자면 300만개의 부속품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간의 몸에는 100조개의 세포조직이 있고, 25조개의 적혈구와 250억 개의 백혈구가 있다. 인체핏줄(동맥, 정맥, 혈소판) 총길이는 12만Km이기에 지구둘레를 3바퀴 돌 수 있는 길이다. 갓난아기는 305개의 뼈를 갖고 태어나지만 자라면서 206개로 줄어든다.
인체에서 가장 큰 기관은 피부다.
피부는 끊임없이 벗겨지고 4주마다 완전히 새 피부로 바꾸는데 한사람이 평생 벗어버리는 피부의 무게는 48Kg정도로 천 번 정도 새로 갈아입는다. 인간의 눈은 10만 가지의 색을 구분할 수 있지만 보통은 150가지를 구별해낸다. 우리가 깨닫지도 못하는 눈 깜빡임은 1분에 15번 한 시간에 900번 한다. 코는 만 가지의 냄새를 식별할 수 있으며, 두 개의 콧구멍은 3~4시간마다 그 활동을 교대한다. 즉, 한쪽 콧구멍이 냄새를 맡는 동안 다른 하나는 쉰다. 혀는 맛을 알아내는 9천개의 미각이 있다. 여자가 임신을 하면 피의 양이 25%정도 증가하고, 태아가 3개월이 되면 손금이 형성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여자가 아기를 출산할 때는 자궁입구가 평상시보다 500배나 크게 열린다. 인간은 신비(神秘) 그 자체이다.
일리노이 대학의 교수였던 할리멘션은 인간의 화학적인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분석하였다.
1. 인간 몸에 있는 철분을 모으면 커다란 중 못 하나 만들 정도의 철분(Fe)이 있고,
2. 유황과 인을 모으면 성냥 알 2,000개를 만들 수 있으며,
3. 지방분을 모으면 비누 7장을 만들 수 있는 있다고 한다. 돈으로 따지면 인간의 화학적 가치는 만 원 정도 될 것이다.
사람은 한순간에 깨어질 수 있는 질그릇이며, 보잘 것 없는 존재이다. 화장(火葬)을 하면 한 줌 흙이다. 티끌과 같은 존재이지만 인간은 우주를 움직일 수 있는 지혜가 있다. 철인 소크라테스는 지혜의 근본이 “너 자신을 아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행복과 아름다운 삶의 추구’ 때문이다. 이 지구촌에 단 한번 초대를 받아서 살다가 떠나는 것이 인생이다. 여기서 감히 인생의 공식을 말하고자 한다.
태어나서(Born) 죽는 것(Death)은 운명이며 내 힘으로는 안 된다. 하지만 선택(Choice)은 내가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인생에서 고독(Solitude)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렇기에 사랑(Love)을 나누는 것이 삶의 가장 값진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게 태어난 ‘희아’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희아’는 태어나자마자 길거리에 버려졌고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고 살고 있다. 얼굴 반은 붉은 점이었고, 나머지 반은 희귀한 암이 발생하여 머리카락이 다 빠졌다. 초등학교 3학년 미술 시간에 준비물을 안 해 왔다고 해서 선생님이 앞으로 불러 의자에 앉게 하여 ‘희아’를 모델로 얼굴을 그리게 한다. 다 그린 친구들이 자기가 그린 그림을 설명하게 하는데 ‘희아’는 ‘얼굴에 붉은 점이 있어 징그러워요’ ‘더러워요’ ‘함께 밥 먹으려면 밥맛이 없어요’라며 비하하는 설명을 하자, 그때 어린 ‘희아’는 상실감에 빠져 죽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하게 된다.
서울에 사는 부잣집 아저씨가 매월 후원금을 보내 주었는데, 어느 날 고아원으로 찾아온 아저씨는 ‘희아’의 얼굴을 본 후 후원금마저 보내주지 않아 더욱 비참함을 느끼면서 자랐다. 그 후 매일 울면서 살던 ‘희아’는 자살을 몇 번 시도 했지만 실패하자 웃음을 선택(Choice)하기로 결심을 한다. 늘 밝게 웃는 ‘희아’의 행복한 모습을 보던 청년이 희아와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눈다. 행복해 보이지 않는 희아를 만날수록 긍정적인 생각으로 밝게 사는 희아와 사랑을 나누기 시작한다. 청년은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자고 할 때 용기가 나지 않아 몇 번 망설이다가 인사를 드렸는데 청년의 아버지는 지금처럼 행복하게 서로 사랑을 나누며 아름답게 살라고 축하해준다. 희아는 슬픔보다는 기쁨을, 울음보다는 웃음으로 승화시켜 살았다. 행복은 자기가 선택하는 것이다. 희아씨가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를 방송국에서 하자 많은 사람들이 듣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 우리 인간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느냐가 그 사람이 행복한가, 불행한가를 결정지을 수 있다. 요즘도 희아씨는 방송국에 가서 자기가 어려운 역경에서 행복을 찾았다는 강의를 하고 다닌다.
같은 물을 마셔도 독사는 독으로 가득 차 있고, 젖소는 우유로 가득 차 있듯이 우리 인간도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가치가 달라질 것이다. 그릇에 무엇을 담았느냐에 따라 그릇의 가치가 달라지듯이, 사람이 살면서 어떤 생각, 어떤 마음을 먹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가치가 달라진다. 아무리 좋은 청자기와 백자기도 오줌이나 똥을 담으면 ‘요강’, 곡식을 담으면 ‘쌀 단지’, 고추장이나 된장을 담으면 ‘장 단지’, 보물을 담으면 ‘보물단지’가 된다.
값진 인간은 호수도실 호과자(好樹都實 好果子)이다.
1. 좋은 나무에서 나쁜 열매가 안 맺힌다. 좋은 나무에서 좋은 열매가 맺히고, 좋은 씨앗을 낳듯이, 좋은 사람일수록 그 사람 입에서 칭찬과 베품의 말이 나온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고 품성이다. 거친 말을 하는 사람하고는 멀리하는 것이 총명한 사람이다.
2. 눈을 아름답게 가꾸어라. 그것이 행복이다. 눈을 보면 그 사람이 착하고 어진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독기가 있는 사람하고는 멀리하는 것이 지혜 있는 사람이다. 살면서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나누어진다. 신(神)은 고통과 시련 속에서 지혜를 배우게 한다. 행복은 자기가 만드는 것이다. 글/ 박태원(양주사랑포럼 회장, 서정대학교 겸임교수, 초성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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