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 '어머니의 머릿속에 오직 자식뿐'
생각해 봅시다
어머니의 머릿속에 오직 자식뿐!
어머니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자식만을 생각하면서 살기 때문에 감히 상상도 못할 정도의 자식에 대한 초능력을 갖고 계시다. 자식에게 큰 화(禍)가 생길 일이 있으면 꿈을 꾸신다던 가 예감으로 다 알아맞힌다. 어머님 살아생전에 술 마시고 큰 잘못을 저질렀던 일이 있었다. 어머님은 애비야! 무슨 큰 걱정거리가 있느냐고 물으신다. 그 뒤로도 어머니는 수백km 떨어진 집에 앉아 늘 자식들 생각에 가벼운 감기에 걸린 것도 알아채곤 하신다. 혹시 어머니 머리엔 자식의 분신(分身)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과학자들이 그 증거를 찾았다. 바로 ‘마이크로키메리즘(mi-crochimerism)’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사자의 머리, 염소의 몸, 뱀의 꼬리를 한 ‘키메라(chimera)’에서 유래한 단어로, 임신을 통해 어머니와 태아가 서로 세포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실험용 생쥐 암컷의 뇌에서 Y성(性)염색체를 가진 세포를 찾아냈고, 여성은 XX염색체를, 남성은 XY염색체를 가진다. 그렇다면 암컷에서 발견된 Y염색체는 임신 과정에서 수컷 태아로부터 받은 세포의 증거가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미국의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 센터 과학자들은 국제학술지‘플로스 원(PLoS ONE)’ 여성 시신(屍身)의 뇌에서 Y염색체가 곳곳에 흩어져 있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사람의 뇌에는 ‘혈뇌장벽‘이란게 있어 약물이나 병원체가 피를 타고 뇌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그런데 임신 중에는 이 장벽이 느슨해진다고 한다. 태아의 세포는 어머니 뇌로 들어가 오랫동안 함께 공생을 했다는 증거로 이번 조사에서 94세에 사망한 여성의 뇌에서도 Y염색체가 발견됐다.
어머니 머리에는 평생 자식만을 생각하고 한평생을 살아가신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애정은 세상 누구보다도 강하다. 임신을 하면 여리기만 하던 여성의 몸이 자식을 보호하는 전사(戰士)의 몸으로 바뀐다. 착하디착한 어머니지만 자식이 누구한테 억울한 일을 당하면 당신의 몸을 던져서라도 희생하신다. 자식의 일이라면 목숨까지도 아끼시지 않는 어머니이시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대의 히나 초드리 박사는 지난해 생쥐가 임신하면 태아의 세포가 어머니의 심장으로 들어가 새로운 심근 세포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세포는 심장 손상을 복원하는 데 도움을 준다. 초드리 박사는 “어머니 뇌에 들어간 태아의 세포 역시 신경세포로 자라날 것”이라며 “태아의 세포가 어머니의 뇌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늘 자식만 생각한다는 그 자체가 행복이신가 보다. 자식의 세포를 간직한 어머니는 여성의 적(敵)인 유방암에도 덜 걸린다고 한다. 혈액에서 Y염색체가 발견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병률이 낮게 나왔다. 물론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자유분망 하기만한 처녀도 시집을 가서 자식을 낳으면 아름다운 어머니로 변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어머니”라고 답했다. 많은 과학자는 어머니가 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는 데 일조하는 것은 틀림없다고 했다. 한 예로 태아가 어머니 뱃속에서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미약한 움직임을 보여도 바로 어머니의 심장박동이 올라가고 피부에 전기가 이전보다 잘 흐른다고 한다. 심리학자들은 어머니의 혈관으로 들어간 태아의 세포가 뇌의 특정 영역으로 가서 자식을 보호하는 마음을 이끌어 낸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머니, 그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나고 아련해진다. 왜서일까?
글/ 박태원, 논설위원, 초성초등학교장, 서정대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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