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석 “북한이탈 주민, 한국생활 적응 못하고 있다” 주장
평화플러스
“북한이탈 주민, 한국생활 적응 못하고 있다”
탈북자들을 단순한 생계곤란자로 사회복지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통일의 선도자로서 그리고 통일 후 남북한 사회통합의 가이드로 활용하기 위해 보다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투자와 준비 필요하다고 이경석 부이사장 석사논문에서 주장
자유와 꿈을 실현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대한민국으로 탈북한 북한이탈주민(탈북자)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와 함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에서 2013학년도 2월에 발표한 이경석(52세, 통일문화재단 부이사장)씨의 석사논문 ‘북한이탈주민의 남한사회 적응방안 연구’(A Study on the Adaptation of the North Korea Defectors in the Korean Society)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논문에 따르면 2002년 이전까지는 3,128명의 탈북자 중 남자가 61%(1,898명)고, 여자가 39%(1,230명)로 남자가 대세였으나, 2002년 이후 2012년 6월말 현재, 북한이탈주민은 총 23,573명으로 7.5배로 늘어났고, 남녀비율도 크게 변해 남자는31%(7,324명), 여자 69%(16,249명)로 여자가 2배 이상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로 입국하는 탈북자들은 갈수록 증가하고, 2002년 이후에는 남자보다는 여자가 대세인데 이들이 남한사회 구성원으로 구직하며 살아가기에는 한계가 많다는 것이다.
통일부 국정감사자료와 북한이탈주민후원회가 북한이탈주민 545명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탈북자 중 25.1%(137명)만 직장을 갖고 있고, 비정규직 15.6%(85명), 무직 27.5%(150명), 학생 16.5%(90명), 가정주부 7.3%(40명), 자영업 7.0%(38명), 기타 0.9%(5명) 등으로 나타났다. 안정된 직장을 갖고 있는 탈북자는 25.1%에 불과하고 비정규직까지 포함한다 해도 40% 수준으로, 50% 정도는 최저생계 수준 이하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첫째 정치 사상적인 환경이다. 자신의 능력대로 벌 수 있다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잘살아 보려고 노력하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사회적 환경이다. 탈북자가 전문직, 관리직, 사무직을 맡는 것은 언어, 전문지식 등의 한계로 소수이고 단순 노동직이나 단순 서비스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상대적 빈곤감을 갖게 된다. 셋째 심리적 환경이다. 한국사회에서의 탈북자에 대한 인상은 부정적이다. 이방인, 불쌍한 사람, 이등국민, 귀찮은 존재 등으로 취급되고, 가족이 남·북으로 또는 제3국으로 흩어져 있어 심리적인 불안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그대로 방치 할 수만은 없다. 현재는 2만여 명에 불과 하지만 통일 후 수천만 명 수준에서의 남·북한 주민들 간의 사회통합은 더욱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서독의 난민 수용 정책이 독일 통일을 촉진했다는 경험에 비추어 탈북자들의 남한 사회적응은 민족화합의 예비과정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탈북자들을 단순한 생계곤란자로 취급하여 사회복지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통일의 선도자로서 그리고 통일 후 남북한 사회통합의 가이드로 활용하기 위해 보다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투자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자조적이고 집합적인 적응양식’을 하나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탈북자들의 사회적응 양식으로서 시도해왔던 것은 기본적으로 개인주의적 접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즉 탈북자들을 사회화시키고, 직업기술을 획득하면 적응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 동안 이러한 개인주의적이고 남한사회로의 강요된 동화방식은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직업훈련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땄다 하더라도 취업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못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탈북자 개개인의 다양한 배경특성, 적성, 능력, 욕구들을 무시한 획일적인 재사회화교육과 직업훈련교육은 성과 면에서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탈북자들에게서 자멸감과 반발 감만 일으키므로, 탈북자들의 다양한 적성과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그리고 탈북자들 간의 협력을 통하여 자립할 수 있는 자조적이고 집합적인 적응양식을 하나의 대안으로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미국의 한인 이민자들이 자영업을 통해서 이민자로서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경제적 자립을 이룬 것도 한 예이다. 또 6·25이후 북한에서 이주한 실향민들이 특유의 근검절약으로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남한에서 주로 자영업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이룩한 것도 좋은 예이다. 따라서 남한사회의 새로운 소수자로 등장한 북한이탈주민도 자영업을 통해 경제적으로 자립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효과적으로 자영업 기반을 육성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는 것이 새로운 대안 될 수 있다고 주장 했다.
정리/ 현성주 기자
|
|
[ Copyrights © 2010 북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