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주-강남스타일
기자수첩
또 다른 그들만의 강남 스타일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는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라는 이 단어는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서도 이러한 도덕의식은 계층 간 대립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전쟁과 같은 총체적 국난을 맞이하여 국민을 통합하고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득권층의 솔선하는 자세를 보였다. 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영국의 고위층 자제가 다니던 이튼칼리지 출신 중 2,000여 명이 참전 전사했고, 포클랜드전쟁 때는 영국 여왕의 둘째아들 앤드루가 전투헬기 조종사로 참전하였다. 한국전쟁 때에도 미군 장성의 아들이 142명이나 참전해 35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었다.
이렇게 가진 자들의 사회적 희생은 그 나라의 국민들에게 자긍심과 애국심을 심어주고 있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의 일부 가진 자들의 부도덕한 행태가 우리 국민들의 가슴을 너무나 아프게 만들고 있다. 이른바 ‘외국인 학교 부정입학’이다. 특히 더 충격적인 사실은 현직 국무총리의 가족도 이번 사건에 연류 되었다는 것이다. 25일자 중앙의 모 일간지를 보면 ‘김황식 국무총리의 조카며느리도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외사부(김형준 부장검사)는 24일 김 총리의 조카며느리 박모씨(37)에 대해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킨 혐의로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김 총리의 조카며느리인 박씨는 전 A그룹 회장의 딸로 B그룹 허모 회장의 아들과 결혼했다. 허 회장의 부인은 김 총리의 누나이다‘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또 다른 일간지는 ‘검찰은 정·재계 고위 인사의 가족들이 허위 국적을 취득해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킨 학생은 60~70명이라고 밝혔으며 이 중 10여명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쳤다. 학부모들은 강남의 유학 알선업체 박모씨(45·구속)에게 5000만~1억원을 주고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등 5~6개국에서 국적을 세탁해 자녀들을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남미 등에 방문하지도 않고 허위로 국적을 취득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요즘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수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는 이 노래 한 곡으로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엄청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우리 모두가 잘 알듯이 대한민국의 상류층들은 강남 쪽에 많이 살고 있다. 그들의 ‘강남스타일’은 바로 이런 것들인가? 그래서 신문의 기사를 본 어느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이러니 우리나라 재벌들나 기득권자들이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 이다. 그들이 돈이 많아서 질시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하는 행동거지가 아주 추하고 더럽고 무지하기 때문이다. 부에 걸맞게 존경받는 재벌이라면 어느 누가 손가락질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세계인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데 강남에서 잘 먹고 잘 사는 몇 몇 재벌, 권력층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그들만의 ‘강남 스타일’은 우리 국민들의 가슴을 너무나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글/ 현성주 편집국장(통일문화재단 대표, 부정비리추방시민연대 전국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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