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는 ‘20-50클럽’에 가입했는데
현성주-20-50클럽에 가입했는데
올 4월 25일 북한 김정은은 "한두 놈 탈북해도 상관없으니 외화벌이 노동자를 최대한 파견하라"고 지시했다고 모 언론이 밝혔다. 그동안 북한이 외부 사조의 유입을 우려해 노동자 송출을 최소한으로 유지해온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발언이다. 그는 왜 이런 파격적인 발언을 했을까? 그전에 우리가 북한 사정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북한의 이른바 외화발이를 담당하는 부서인 당 39호실은 김정은의 통치자금 관리기구로 산하에 해외지부 17개, 무역회사 100여개를 두고 각종 외화벌이 사업을 총지휘하고 있다.
김정일 시절 39호실이 벌어들이던 외화는 송출 노동자 임금’(1억 달러) 무기 수출, 위폐 유통, 마약 밀매 수입(1억~2억 달러) 남북 경협 수익금(1억 달러) 등을 합쳐 연간 3억~4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연 수입 5000만 달러)이 중단되고, 2009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차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무기 수출에 타격을 입으며 돈줄이 말라붙기 시작했다.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을 일으킨 게 결정타였다. 정부의 5·24 대북 제재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경협이 전면 중단되면서 39호실의 연간 수입은 2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거기에다 얼마 전 미사일 발사 실패도 그들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타격이었다. 비록 외화벌이를 위한 직접적인 타격은 아니었어도 미사일 발사를 위해 쏟아 부은 외화가 약 10억 달러라고 했으니 엄청난 타격이었다고 예상 할 수 있겠다. 아무튼 우리나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권을 잡은 김정은으로선 측근들 선물도 주고 파티도 자주 열고 싶은데 자금 사정이 빠듯하다는 생각이 절실했을 것"이라며 "39호실의 수입 구조상 늘릴 수 있는 게 노동자 송금밖에 없다 보니 인력 송출에 총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김정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한두 놈 탈북해도 상관없으니 외화벌이 노동자를 최대한 파견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김정은의 지시대로 노동자 1만 명이 추가 투입될 경우 김정은의 통치자금은 약 3000만 달러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북한은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에 3만 명 이상의 노동자를 파견 중인데 이런 해외 노동자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외화는 연간 1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하는 북한 전문가는 "노동자 월급은 지역과 업종에 따라 200~1000달러인데 실제 노동자가 손에 쥐는 건 10~20%고 나머지 80~90%는 충성자금, 세금, 보험료, 숙식비 명목으로 노동당 39호실에 송금된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에서 7번째로 ‘20-50 클럽’에 가입했다.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인구 5천만명에 달해야 이런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일본(1987년), 미국(1988년), 프랑스·이탈리아(1990년), 독일(1991년), 영국(1996년) 등 6개국이 '20-50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영국 이후 16년 만에 우리나라가 '20-50 클럽' 가입국으로 탄생했지만 당분간 새로운 회원국이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한다. 같은 민족이고 형제지만 참으로 딱하고 한편으로는 불쌍한 북한 정권이다. 이렇듯 북한국민들은 애처롭지만 북한 위정자들을 생각하면 정말 화가 나고 기가 막힌다는 생각밖에 아무것도 없다.
글/ 현성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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